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괌 여행 예정대로”…北, 타격설에도 취소 거의 없어
美 언론, 변함없는 일상에 의아

직장인 손혜라(59ㆍ여) 씨는 최근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오는 주말에 괌으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손 씨는 여행을 고수할지 잠깐 망설였지만 다른 부부들과 상의한 끝에 결국 예정대로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손 씨는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쏠 지경까지 상황이 악화된다면 그것은 곧 서울도 절대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여기나 거기나 안전은 비슷할 것 같다”며 “다른 부부들이 우스개 소리로 괌이 서울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직장인 김모(28ㆍ여) 씨도 한달 전 신나는 마음으로 괌 항공권과 숙박권을 끊고 ‘나홀로 휴가’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러나 북한의 ‘괌 발언’이 들려오자 김 씨의 어머니가 딸의 여행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김 씨도 뉴스에 눈길이 갔지만 굳이 여행 계획을 취소하진 않았다.

김 씨는 “괌 현지 주민 커뮤니티나 여행 카페 게시글을 확인해보니 괌에 아예 오지 말라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늘 불안 속에서 살고 있지 않나. 전쟁이라는 게 이렇게 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휴가를 예정대로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일단 괌 여행을 준비한 관광객들도 휴가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하는 분위기다. 북한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여행사나 포털사이트의 인터넷 여행카페 등에는 여행을 강행할지 고민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지만 정작 휴가를 취소했다는 여행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 누리꾼은 “곧 결혼식을 올리고 괌으로 신혼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취소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게시글에 달린 댓글은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쏠 일이 없다”, “괌이 한국보다 안전하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여행사에도 문의 전화만 많을 뿐 취소 대란은 없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반응이다.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에 미국 언론들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위협이 한국의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 인식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성황을 이룬 한 주식투자 설명회장 풍경을 소개했다. LA타임즈도 ‘한국인들은 놀랄 정도로 평온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었다. 기사에는 “내 생애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한국 대학생 말을 담았다. 

이현정 기자/rene@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