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자치구들이 72주년 광복절을 즈음해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잇따라 건립하고 있다.
금천구(구청장 차성수)와 도봉구(구청장 이동진)는 광복절인 15일에 각각 ‘금천 평화의 소녀상’, ‘도봉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다.
11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9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으며, 금천ㆍ도봉을 포함하면 다음주 11개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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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구 평화의 소녀상. [사진제공=금천구] |
서울에선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의 ‘12ㆍ28 위안부합의’ 이후 1년 8개월 만에 6곳에 새로 생겼다.
지난 6월 성동구 왕십리광장에 세워진 ‘성동 평화의 소녀상’, 연말 강서구가 건립을 예정한 1점 등 올들어서만 4곳이다. 주로 관내 청소년들이 모금해 건립을 주도하는 등 주민 축제 형식으로 추진된 것이 특징이다.
시내 첫 소녀상은 2011년 12월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동상이다. 짧은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이 동상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199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 시위’ 1000회를 기념해 건립됐다. 종로구는 이를 공공미술로 관리하고 있다.
이후 소녀상 2호는 3년 뒤인 2014년 12월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에 들어섰다. 이화여대, 연세대, 부산대 등 대학생들의 모금으로 제작됐다. 이듬해 노원구는 광복절을 기념해 마들근린공원에 ‘역사의 길’을 만들며 소녀상을 세웠다. 그해 11월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도 소녀상이 들어섰다. 인근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학생들이 주체가 돼 전국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
한국과 중국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만든 성북구 소녀상은 한중 평화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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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구 평화의 소녀상. [사진제공=금천구] |
지난해에는 동작구, 강북구, 구로구가 소녀상 건립 대열에 섰다. 동작구와 구로구는 광복절에 맞춰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올들어 ‘성동 평화의 소녀상’은 무학여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제안으로 추진됐다.
오는 15일 제막하는 도봉구 소녀상 역시 노곡중학교, 정의여고, 덕성여대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건립을 추진했다.
같은 날 금천구청 광장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금천 평화의 소녀상’은 왼손에 번데기를 오른손에 나비를 날리며 서있는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디자인을 담당한 배철호 작가는 “번데기는 나비가 되기 이전의 과거, 상처받은 과거의 영혼을 의미한다. 나비는 미래를 의미하며, 소녀가 나비를 날리면서 과거의 상처를 날려 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게 되며 무엇보다 자신의 힘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날 제막식은 금천구청소년의회 학생들의 헌시와 헌화, 길놀이, 오케스트라 연주, 뮤지컬 갈라쇼 등 지역 축제로 이뤄진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