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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르렁대는 美-北 틈에서 머리아픈 시진핑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대회 등 국가 중요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 간 일촉즉발 갈등에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북한이라는 두 ‘골칫덩이’로 인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지지하는 등 ‘큰 양보’를 하면서 요동치는 국제 정세가 다소 조용해지길 기대했으나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1일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

중국 외무부는 전날 트럼프의 대북 강경 발언 및 북한의 맞대응과 관련해 “모든 당사자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말이나 행동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와 달리 사태를 바라보는 시진핑의 속내는 간단치 않다는 분석이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가디언에 “트럼프의 극도로 위협적인 언사가 부분적으로 중국을 목표 삼은 것”이라며, “이는 시진핑 주석에게 상당히 큰 실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힘을 보탠 건 미국과 대립하며 예고된 무역보복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 주석이 ‘조용한 외교(quiet diplomacy)’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북한과 전쟁까지 불사하는 듯한 강경 발언을 하면서 당혹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스인홍 교수는 트럼프 발언이 (중국이 대화를 촉구한 데서)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두 가지 이슈가 하반기 예정된 상황에서 시진핑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올해 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상된다. 양대 경제대국이 대북정책과 무역갈등 등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만남에 세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도부 재편이 이뤄지는 제19차 공산당대회도 올 가을 예정돼 있다. 시 주석은 당대회를 통해 1인 권력체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복잡한 국외정세가 끼어들 경우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민대학의 북한 전문가 시아오 쳉 교수는 가디언에 “중국의 분노 역시 북한으로 향할 수 있다”며 “북한의 비이성적이고 현명하지 않은 도발에는 중국도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부드러운 접근이 실패했다고 본다”며 “중국이 이제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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