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어제는 “화염” 오늘은 “강력한 核”…강경발언 속내는?
-트럼프, “화염과 분노” 이어 또 北 도발
-“미국 핵무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WP “대본 없었지만 톤은 사전 논의”
-백악관과 주요 각료 등은 애써 ‘톤다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거세지는 데 따라 수사학 수위를 높이기로 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백악관은 트럼프의 ‘엄포’를 핵무기 공격 등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명령은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며 “(이로써)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우리가 이 힘을 사용할 필요는 결코 없겠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닐 때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국가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전날 북한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했던 만큼 그 연장선상에 있는 메시지로 보인다. 

[사진=AP연합]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염과 분노” 표현은 과거 미국 대통령 발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공격적 언사로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백악관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닌 대통령 스스로 즉흥적으로 내놓은 표현이라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화염과 분노” 표현이 “대통령 자신의 것”이었다며, 트럼프와 존 켈리 비서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화하는 와중에 나온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한 관리도 “해당 문구를 대통령 스스로 내놓은 것인지”를 묻는 AP통신에 “전적으로(Absolutely)”라고 긍정했다.

다만 메시지의 톤과 강도는 사전에 논의된 것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은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수사학을 강화하고 김정은에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전략을 존 켈리를 비롯한 참모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면에서 한 관료는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놀랄 일은 아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앞서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김정은이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경고 메시지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발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전 “항복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공중에서 폐허의 비(a rain of ruin)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도 “트루먼 대통령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을 때 했던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백악관과 주요 각료들은 트럼프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진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당일 “미국인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다음날엔 “당장 임박한 위협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백악관은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핵 공격 경고를 의미한다는 WSJ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한 고위 관리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염과 분노가 항상 핵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많은 다른 것들을 의미할 수 있다”며 “그런 해석은 사람들이 대통령을 마치 미치광이처럼 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