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같은 지하철 전동차 안이라도 위치에 따라 온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냉방기 가동 시 전동차 객실 온도는 좌석 위치에 따라 온도가 2~4℃ 가량 차이나고, 승객이 많으면 최대 6℃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다.
공사 관계자는 “무더위로 인해 전동차 내 ‘덥다, 춥다’ 민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객실에서 자리를 이동하는 것만으로 체감 온도를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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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하철 전동차 객실 내 공기 흐름도. [사진제공=서울교통공사] |
실제 지난해 5~9월 공사로 접수된 냉방 관련 민원은 하루 평균 1500건으로 많았다.
공사가 열차 내 온도를 측정한 결과 냉기 흐름에 따라 열차 내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곳은 객실 양끝 교통약자 배려석 주변이다.
공기 흐름이 없고 천장에 달린 냉방기로 들어오는 냉기만 있어 평균 온도는 23℃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객실 중앙부로 평균 26℃ 이상이다. 객실 중앙부와 교통약자 배려석 사이는 24~25℃ 수준이다.
좀 더 높은 온도를 원한다면 일반칸보다 1℃ 높게 운영되는 약냉방칸을 가도 된다. 약냉방칸은 1ㆍ3ㆍ4호선에선 4번째와 7번째, 5ㆍ6ㆍ7호선은 4번째와 5번째, 8호선은 3번째와 4번째 칸에서 운영된다.
다만 2호선과 9호선은 워낙 승하차객이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약냉방칸을 따로 두지 않는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온도 차가 가장 큰 구간은 전동차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을 출발해 남구로역에 도착하기 전까지로 파악됐다. 이 구간 객실 중앙부 온도는 26.2℃였으나 교통약자 배려석 주변은 20.6℃로 측정됐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승객이 대거 하차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게 공사의 추정이다.
객실 온도 조절은 천장에 있는 마이크로 스위치로 이뤄진다. 온도는 승객의 대규모 승하차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데, 이를 스위치가 즉각 조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스위치가 있는 곳도 지난 2005년 들어선 2ㆍ3호선 일부 신형 전동차뿐이다.
공사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전동차의 객실 냉방장치를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겸용 방식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은 미래형 지하철 구축사업인 SCM(Smart Connected Metro)과 연계 진행된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제작 중에 있는 2ㆍ5호선 신형 전동차엔 디지털 겸용 방식 냉방장치가 설치될 것”이라며 “온도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져 냉방기 작동이 좀 더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