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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에서 첫 진술한 이재용 “그룹 주요 현안에 의견 전달하지 않았다”
-2일 저녁 이재용 부회장 50번째 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 입장 밝혀
-“미래전략실 소속 아니다. 삼성전자 경영에만 신경써”


[헤럴드경제=박일한 고도예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일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2일 오후 열린 자신의 50번째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대 뇌물을 제공한 혐의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지난 4월 7일 정식 재판이 시작된 이래 넉 달 만에 첫 발언이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35분 자신의 피고인 신문 차례가 되자 재판부를 마주 보는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속 상태지만 흰색 와이셔츠에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이 부회장은 재판부가 “불리한 내용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진술 거부권을 고지하자 “네”라고 답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으로부터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에서 어떤 업무나 역할을 담당하냐는 질문을 받자 “저는 미전실에서는 한 번도 근무하거나 소속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은 처음부터 계속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0% 95% 이상 전자와 전자계열사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주최로 매주 수요일 삼성그룹 각 계열사 사장들이 모이는 사장단 회의에도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검은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같은 데 참석하거나, 기타 대외활동을 한 걸로 보면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업무를 한 게 아닌가 싶은데, 미래전략실에서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재자 확인하자,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님 와병 후 제가 그룹을 대표해서 참석하는 행사나 업무가 조금 늘었구요. 그때마다 미전실 담당부서에서 도움을 받았던 건 사실”이라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비핵심계열 매각이나 삼성중공업-삼성엔니지어링 합병,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그룹의 다른 중요한 현안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전달했느냐고 특검이 묻자 이 부회장은 “전자나 전자 계열사 외에 사전에 발표하기 전 저한테 얘기는 해줬으나, 제가 뭐라고 의견을 개진한다든지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이었다”며 다른 삼성그룹 주요 업무에서 자신이 중요 결정권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이 “삼성그룹 임원들이 피고인에 대해 잠재적 최대주주로 나중엔 경영권 승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중요한 현안을) 보고하는 거라고 생각을 안했나”고 질문하자 이 부회장은 “그렇게 깊이 고민은 안해본 거 같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은 이 부회장의 육성 진술을 들으려는 방청객과 취재진, 삼성 관계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이날 이재용 피의자 신문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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