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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편결제 ‘빅2’ 벽에 막힌 유통페이
삼성페이·네이버페이 시장 강자
단말기·기존 사용자 내세워 공고화

후발주자 SSG페이·엘페이 등
그룹사만 사용 ‘폐쇄성’ 최대 단점
현대百·11번가는 ‘페이코’ 제휴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생태계’가 빅2 체제로 굳어지면서 후발주자들이 시장영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개발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경쟁체제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체가 시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빅2’의 벽에 부딪혔다.

우선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신세계아이앤씨의 ‘SSG페이’의 경우 높은 폐쇄성 때문에 실사용자 수 확보가 더디다. 신세계 그룹사에 속한 업체 외에 사용처가 부족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외연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달 기준 53개의 SSG페이 가맹점 중 신세계 계열사가 아닌 곳은 일부 명품ㆍ패션 매장에 그친다.


이에 신세계아이앤씨 측은 지난달 PB신용카드인 SSG 신용카드를 내놨다. 단점으로 지적된 폐쇄성을 오히려 활용해 그룹사 내 혜택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급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어둡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신세계 측이 내놓은 신용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비싼 편이라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SSG페이나 엘페이 모두 그룹계열사로 사용처가 한정되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엘페이(L.Pay) 역시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 내 유통채널이 다양한 만큼 출시 당시 범용성이 높을 것으로 봤지만 보급률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엘페이의 경우 마케팅 부족, 모바일 기반 개발 미흡 등으로 엘페이를 인식하고 실제로 사용까지 넘어가는 소비자들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엘페이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 역시 아직까지 가입자 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등 각종 공식적인 사용지표 등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11번가 등은 ‘협업’의 길을 택했다.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만든 롯데와 신세계와는 달리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업체와 손을 잡은 것이다.

최근 11번가나 현대백화점은 ‘페이코’와 제휴를 맺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실제 페이코 내에서도 11번가와 현대백화점과의 제휴 이후 결제금액대가 커져 누적거래액이 큰 폭으로 뛰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시장 강자들의 독주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페이의 경우 높은 단말기 보급률에 힘입어 사용자 수를 대폭 늘려왔다. 누적 결제금액도 6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2인자로 꼽히는 네이버페이 역시 높은 사용률로 올1분기 기준 640만 명의 사용자, 누적 결제금액 4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사용자들이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쇼핑을 하면서 네이버페이라는 결제도구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빅2’로 굳어진 간편결제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은 더욱 따라오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간편결제의 경우 이미 한번 사용한 결제방식을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 경험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이 기존 가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의 경우 폐쇄성의 한계를 뛰어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간편결제 시장에도 강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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