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마진공개ㆍ로열티제도 도입
-업계, 마진은 영업기밀 ‘당황’ 기색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BBQ가 바짝 엎드렸다. ‘상생카드’를 꺼내들고 정부의 가맹사업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계획안을 발표했다. 유통마진 공개, 로열티 제도 도입을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 체질개선을 위한 긍정적 신호탄이라는 여론과 공정위 직권 조사를 의식한 ‘물타기’가 아니느냐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BBQ의 발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의 날,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 업계 만남의 전날 이뤄진 것이라 곱잖은 시각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마진 공개에 대해 당혹스러운 기색이 엿보인다.
제너시스 BBQ는 지난 27일 서울 BBQ 종로관철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가맹사업 분야의 거래공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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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너시스BBQ 김태천 대표이사(왼)와 박열하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이 27일 BBQ 종로관철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밀리(가맹점)와 BBQ의 동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이날 김태천 BBQ 대표이사는 ‘패밀리(가맹점)와 BBQ의 동행 방안’을 발표했다. 크게 9가지다. ▷패밀리(가맹점)과의 ‘동(반)행(복) 위원회’ 설치 및 운영 ▷필수구입품목 최소화 및 마진공개 등 투명한 정보공개 ▷성과공유를 위한 패밀리 주주제도 도입 ▷인테리어 자체공사 전면수용 및 디자인 개발비ㆍ감리비 현실화 ▷본사내 자체 ‘패밀리 분쟁조정 위원회’ 설치 및 운영 ▷복지사각지역에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 실시 ▷로열티 제도 도입 및 정착추진 ▷청년창업과 일자리창출위한 BBQ창업 무상지원 추진 ▷소비자 수요에 따른 제품 다양화 정책 추진 등이다.
특히 김 대표는 ‘폭리를 취한다’는 여론을 의식한듯, 정부의 가맹사업 정보 공개 방향이 정해지면 유통마진을 공개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는 미묘한 불편함이 엿보인다. 27일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로열티 제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유통마진 공개는 협회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유통마진은 원가와 연결되는 기업 경영의 핵심이다. 앞서 지난 21일 협회 관계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대담에서 “마진을 공개를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진은 연구개발비와 경영기술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 핵심 영역인데, 이를 투명화하라는 건 ‘영업기밀을 내놓고 사업하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번 BBQ의 발표가 사정 당국과 프랜차이즈협회의 만남 직전에 이뤄져 더욱 당황한 기색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28일 오후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협회 측은 이 자리에서 유통마진 등 민감한 정보공개 수위를 완화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었다.
BBQ가 발표한 대책에는 로열티 산정 기준이나 본부·가맹점 간 분쟁조정위원회의 공정성 확립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아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로열티 제도에 대한 우려도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 물류,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풀려 수익을 내는 기형적 구조를 유지해왔다. 로열티는 이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정작 로열티 산정의 근거가 되는 필수 구매 물품 규정이 모호한 데다 로열티가 과도해질 경우,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BBQ가 치킨값 인상을 시작으로 공정위의 조사선상에까지 오르게 되자 부랴부랴 대책 발표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 BBQ는 치킨값 인상 이슈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광고비 명목으로 가맹점 수익의 일부를 거둬가기로 한 과정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엔 윤홍근 BBQ 회장이 아들에게 회사를 승계하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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