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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가로 모여드는 류샤오보 추모 인파…“中 수장 조치 역효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중국이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추모 열기를 통제하기 위해 그의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외신은 전 세계 곳곳의 바닷가에서 새로운 방식의 저항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9일 류샤오보의 유해가 뿌려진 바다 또는 근처 바다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질 예정이다. 중국에선 망자가 숨진지 7일째 되는 날(두칠ㆍ頭七) 음식을 준비해 넋을 위로하는 의식을 치른다. 

가디언은 “반(反) 체제 인사들을 억누르려 했던 중국 당국의 목표는 좌절되고 세계 표면의 3 분의 2를 거대한 수중 항의지대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1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행진 중인 류샤오보 추모 시위대 [사진제공=AP]

류샤오보의 오랜 친구인 후 지아는 “공산당은 류샤오보를 기념할 수 없는 묘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바다 전체가 그와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운동가 원 윈차오 역시 “중국 당국이 유골을 바다에 매장한 건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이제는 누구나 바다에 가서 슬퍼할 수 있다”고 일갈했다.

이들의 추모 시위는 뉴욕, 보스턴, 멜버른, 런던, 홍콩 등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 윈차오를 비롯한 추모 인파는 지난 일요일 촛불을 들고 2010년 노벨상 시상식에서 류샤오보 부재를 상징하는 빈 의자를 뉴욕 퀸즈의 대서양 연안 해변에 뒀다. 류샤오보 전기 작가인 유 지는 다음날 대만 서해안 해역에서 ‘류샤오보를 애도하며: 중국 민주주의의 순교자’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활동가이자 천안문사태 생존자인 주우 펭수오는 류샤오보 추종자들이 어떤 사전 조정 없이 전 세계 해안가로 몰려드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들이 쓰나미 속 류샤오보 시체가 하늘을 응시하는 유명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그림은 반체제 예술가 바디우차오 작품이다.

주우는 “정부는 류샤오보를 육체적으로 파괴했을 뿐 아니라 집단적 기억에서 그를 지우고 싶어한다”며 “우리는 이와 같은 창의력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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