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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FBI 국장 후보 “정치적 독립” 약속…트럼프에 대립각
-“러시아 스캔들 특검 마녀사냥 아냐”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가 12일(현지시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스캔들’이 확산하는 국면에서 차기 FBI 국장 후보의 이같은 독립 선언이 향후 트럼프 대통령 관련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는 이날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백악관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가 FBI의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독립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불법적인 요구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먼저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고 만약 설득에 실패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일을 하는 유일한 길은 엄격한 독립성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지명자 [사진제공=EPA]

레이 지명자는 또 “나의 충성심은 헌법과 법규, 그리고 FBI의 임무를 향한다”면서 “누구도, 어떤 일에서라도 나에게 어떤 종류의 충성 맹세를 요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전임 FBI 국장인 제임스 코미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 중단 압박을 가하고, 그를 경질한 사태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혐의에 대한 그의 견해를 묻는데 집중했다.

레이 지명자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선 철저히 각을 세웠다. 그는 특검 수사가 ‘마녀 사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로버트 뮬러 특검이 마녀 사냥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내가 어떤 방식이든 뮬러 특검의 수사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대해 나는 명확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레이 지명자는 미 정계에 일명 ‘코미 메모’를 공개하며 핵폭탄을 터뜨린 코미 전 국장의 후임자로 지명돼 큰 관심을 모았다. 사실상 코미 전 국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이 공개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고, 코미 해임에 이어 얼마 안돼 차기 FBI 국장을 지명했다.

미 언론들은 앞서 레이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정치 스캔들 소송을 맡아 승소했던 전력이 FBI 수장 지명에 결정적 이유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3~2005년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는 법무법인 ‘킹 앤드 스폴딩’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첫 발의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를 들어 탄핵안을 공식으로 하원 의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트럼프 취임 이후 야당인 민주당 내 탄핵안 논의는 계속돼 왔지만, 실제 행동에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셔먼 의원은 탄핵안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해임한 것은 헌법상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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