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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룰라 브라질 前대통령 9년 6개월 징역형…대선출마‘가물가물’
뇌물수수·자금세탁 혐의
형 확정 땐 정치생명 마감

좌파 노동자당(PT) 소속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부패혐의로 징역 9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내년 대선 출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은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와 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같이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룰라 전 대통령과 부인은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해변 고급아파트와 110만 달러(약 12억 5000만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경찰에 기소됐다. 해당 건설사는 그 대가로 브라질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와 유리한 계약을 맺었다고 브라질 검찰은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부패혐의로 9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룰라 유죄선고’ ‘철창에 갇힌 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이며 기뻐하고 있다. [쿠리티바=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룰라 전 대통령은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항소 전까지 자유의 몸이다. 브라질의 반부패 영웅으로 떠오른 모루 담당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을 즉각 체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면서도 항소 전까지 그를 구금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전 대통령의 구치소 행이 브라질 사회에 “충격적(traumatic)”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룰라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도 거듭 확인했다. 지지율은 높지만 출마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제성장을 이끈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뒤에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29∼30%를 기록했다. 퇴임 당시 지지율 83%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현재 대선 후보 중에선 지지율 1위다.

그러나 브라질 법은 선고받은 형기의 두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공직출마를 금하고 있다. 9년 6개월 형이 확정된다면 2배의 기간인 19년 동안 출마할 수 없다. 73세인 나이를 고려하면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브라질 검찰이 ‘세차작전’(Operation Car Wash)이란 이름으로 1년여 진행한 반부패 조사는 같은 당 소속이자 룰라의 정치적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까지 이어졌다. 현재 브라질 현직 대통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까지 뇌물수수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한편, 이날 룰라 판결 후 브라질 주식은 상승세를 보였다. MSCI 브라질 캡트 ETF(EWZ)는 2.98 %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BOVESPA) 역시 1.6 % 상승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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