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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깜짝출석 정유라 “삼성이 말세탁 어떻게 모를 수 있는지 의문”
-불출석사유서 낸 정유라, 12일 법정 돌연 출석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했다고 엄마에게 들어”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삼성그룹이 이미 지원한 명마(名馬) 세 마리를 다른 말로 교체하는 이른바 ‘말세탁’ 과정을 몰랐을리 없다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21) 씨의 법정 진술이 나왔다. 말세탁은 최 씨가 혼자 벌인 일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이재용(49) 부회장 측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증언이다.

정 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ㆍ현직 임원 4명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정 씨는 이날 법정에서 “지난해 9월 엄마에게 ‘삼성이 말을 바꾸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후 정 씨는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았던 말인 ‘비타나V’와 ‘살시도’를 20억 원 상당 명마인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바꿔갖게 됐다고 했다. 정 씨는 “삼성이 어떻게 (말교환 과정을) 모를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정 씨는 말 교환 과정에 개입한 승마코치와 말 중개업자가 ‘삼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검찰조사를 받던 지난달 27일 (승마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말 교환하기 바로 전날 엄마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를 만났다고 캄플라데에게 들었다”고 했다. 검사가 “통화 당시 캄플라데는 삼성이 말교환 사실을 모른다고 하는게 거짓말이라는 입장이었느냐”고 묻자 정 씨는 “네”라고 답했다. 정 씨는 캄플라데와의 통화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말중개업자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안드레아스가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해줬는데 삼성에서 줘야할 돈이 안들어온다’며 짜증을 낸 적도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은 재판에서 말 교환은 최 씨가 독단적으로 한 것이며 삼성 측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전ㆍ현직 임원들은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지원을 숨기기 위해 지원했던 명마 ‘비타나V’ ‘살시도’ ‘ 라우싱1233’을 다른 말 세 마리로 바꾸는 ‘말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재산국외도피)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과정을 통해 삼성전자가 말을 소유하다가 말중개업자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트에 팔았고, 정 씨는 삼성과 무관한 말을 갖고 있는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며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냈지만, 이날 법정에 깜짝 출석했다. 정 씨는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이 법정에 출석하게 된 경위를 묻자 “나오는데 여러 가지 만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검사님이 (증인으로) 신청했고 판사님이 받아들여서 나온거다”고 답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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