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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결혼 찬성’ 16년새 두배 늘어도 10명 중 6명 여전히 ‘그 결혼 반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Queer)축제’를 둘러싸고 서울광장에 전운이 감돈다. 오는 14∼15일 열리는 행사에는 성 소수자 2만명이 무지개 부채를 흔들면서 서울 도심 거리를 행진할 예정이다. 같은 시각 개신교 단체 등 2500명은 “동성애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퀴어축제 반대집회를 예고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대가 변해도 동성애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성적 소수자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하는 비율이 16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국민 10명 중 6명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대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률이 66%에 달했지만 30대 이상에서는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겨 세대 간 인식차이가 컸다.

12일 한국갤럽이 내놓은 ‘동성결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성결혼 법적 허용에 대한 질문에 34%가 찬성했고 58%는 반대했다. 올해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률은 2001년(17%)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아졌다. 한국갤럽은 지난 5월 30일∼6월 1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조사했다.

동성결혼은 2013년 4월 뉴질랜드, 이후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여러 주에서 합법화가 이뤄져 그해 큰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의 동성결혼 법적 허용 찬성 의견은 2013년 25%에서 2014년 35%로 늘어 변화폭이 컸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만 찬성(66%)이 반대(29%)를 앞섰다. 나머지 3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모두 절반 이상이 반대의 뜻을 표명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놓고 세대 간 인식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30대는 52%, 40대는 54%,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70%와 76%가 반대했다.

동성결혼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동성애자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90%는 동성애자가 일반인과 동일한 취업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고, 동성결혼 법적 허용에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86%도 동일한 취업 기회에 찬성했다.

또한 동성애를 적절한 해고 사유로 보지 않았다. 직장동료가 동성애를 이유로 해고되는 것에 대해서 81%가 타당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타당하다’고 답한 의견은 12%에 불과했다.

동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56%가 그렇다고 답했고, 35%는 동의하지 않았다.

현행 법체계에서는 동성 간의 결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영화감독 김조광수(51) 씨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2) 씨가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리고서 그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구는 “동성 간 혼인은 민법에서 일컫는 부부로서의 합의로 볼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조 커플은 법원에 불복신청을 냈지만 2014년 1심과 2016년 항소심에서 기각된 바 있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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