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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개입 중단해야”…러시아에 날 세운 트럼프
트럼프, 폴란드 방문 연설
G20 의제 선점 의도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 방문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을 비판하고 나섰다. 폴란드와의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제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크라신스키 광장에서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다른 지역에서 정부를 흔드는 활동을 중단하고, 시리아와 이란을 포함한 적대적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공공의 적에 대항하고 문명을 지키려는 책임있는 국가 공동체에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의 비판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 행동이 지역 불안정을 야기한다는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만나 ‘첫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 정상회담 당시 메르켈이 트럼프에 악수를 청했으나 트럼프는 이를 못 들은 척해 도마 위에 올랐다. CNN은 “놀라운 장면”이라며 “이들은 악수하는 순간 사진기자들이 몰려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했다. [함부르크=AP연합뉴스]

트럼프의 러시아 겨냥 강경 발언은 폴란드와 우호적 관계를 의식한 측면이 크다. 과거 러시아 식민지였던 폴란드는 여전히 중동부 유럽지역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에 예민하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의 이날 발언이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폴란드 국민에 대한 ‘맞춤형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폴란드는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기준(GDP의 2%)을 충족하는 5개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연설에는 1만5000여 명 인파가 몰렸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군중에 트럼프는 “미국은 폴란드를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꺼내든 것이 7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의식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핵심 의제인 기후변화, 무역협정, 이민 문제 등과 관련해 트럼프는 유럽 정상들 사이에서 고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류를 전환시킬 의제로 우크라이나 분쟁 문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 러시아가 중국과 손잡고 미국을 압박하는 데 따른 불만 표시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중 정상은 지난 4일 만나 한미군사훈련-북핵 개발 동시 중단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중단 등을 관련국에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선거 개입 질문을 받고 “누구도 확실히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대선 개입 세력이) 러시아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나라일 수도 있다”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 질문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던지길 바란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다가오는 총선은 푸틴 놀이터가 될 수 없다”며 러시아 개입에 분명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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