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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고 닫기만 했던 車문짝, 감성품질 경쟁의 처음과 끝
 -차문은 진동, 변형 측정하는 주요 체크포인트
-스토닉 3D초고속카메라로 차체 강성 평가
-G4 렉스턴 차문 닫는 효율성 렉스턴 W 대비 40% 개선
-프리우스 프라임 렉서스 수준 묵직한 音 구현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차문은 고객들이 감성품질을 체감하는 첫단계이자 최종 평가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를 타는 가장 최초 동작이면서도 차에서 내릴 때 마지막 동작이기 때문이죠.”

최근 만난 국내 완성차 업체 연구원들이 공통적으로 설명한 내용이다. 차를 탈 때 무심코 열고 닫았던 차문이지만 연구소 내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하루 수백번도 넘게 차문 개폐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파이롯트센터 종합품질확보동에서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스토닉의 차체 강성을 측정 및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기아차]

차문을 열고 닫을 때 나는 소리, 이 동작을 할 때 가해지는 힘과 속도 등 미세한 부분이지만 이를 개선하면 소비자들은 감성적으로 품질이 향상됐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아가 개폐 과정서 발생하는 작은 떨림까지도 측정해 차의 강성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차문은 감성품질 경쟁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남양연구소는 차문을 비롯해 후드, 트렁크 등을 무빙파트로 분류한다. 각 파트의 움직임을 측정해 물리적인 품질에서 나아가 닫힐 때 느낌까지 고려하며 개선점을 찾고 있다.

이번에 기아차가 스토닉을 개발할 때도 연구소 종합품질확보동에서는 스토닉의 차문에서 측정되는 데이터를 3D 초고속 카메라로 집중 연구하며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열고 닫는 무빙 파트들은 그냥 닫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닫는 힘에 의해 떨림이 발생하는데 이에 따른 간섭이나 파손이 발생하는지, 또는 열고 닫는 움직임이 반복된 후 변형이 오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기아차 측은 밝혔다.

이 때문에 작은 떨림까지 파악하기 위해 3D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한다. 차량 외부에 기준점이 되는 100여개의 측정용 스티커를 붙이고 차문의 움직임을 3D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면, 스티커들의 움직임이 정밀하게 기록돼 움직임과 떨림 등 개폐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초고속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느리게 재생될 때 닫히는 부위기 얼마나 진동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고, 그 정도가 그래프로 표현된다”며 “시간에 따라 진폭이 감소하는 모습을 그래프로 확인하고 기준치 이내인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떨리는 정도가 기준치보다 높으면 실제 고객들이 차문을 닫을 때 진동으로 인해 약간이라도 불편한 감성을 겪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스토닉 고객들이 차문을 닫을 때 최대한 편안한 감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더욱 면밀히 점검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빙파트들이 얼마나 빈틈 없이 촘촘히 닫혀 있는지 간격을 체크하는 실링갭 측정도 품질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연구소에서는 접촉식 센서를 무빙파트와 차체 골격의 경계선 양측에 부착해 닫힐 때 센서의 눌림량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바람소리나 물의 진입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소 관계자는“먼저 차체 강성 평가장에서 집중적인 실링갭 측정을 통해 완벽한 품질을 확보한 후 실차 수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직원이 평택 본사에서 G4 렉스턴에 속도 측정기를 부착하고 차문을 닫으면서 최저 속도를 체크하는 모습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는 G4 렉스턴 소비자들이 얼마나 쉽고 힘을 덜 들여서 차문을 닫을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위해 차문이 닫힐 때 최소 속도를 측정하는 ‘도어 클로징 스피드’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반사경을 차문에 부착하고 속도 측정기를 차문 옆에 설치한 뒤 차문을 닫으면서 레이저 센서로 최소 스피드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이 방식으로 최소 스피드가 목표치에 이를 때까지 반복해서 측정했다.
프리우스 프라임 앞뒷문 사이 설치된 검은색 고무 재질 실링(세로모양). 이를 통해 묵직한 닫힘음이 구현됐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

쌍용차 관계자는 “문을 닫는 최소 스피드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약한 힘만으로 차문을 밀어도 부드럽게 잘 닫힌다는 의미”라며 “G4 렉스턴의 도어 클로징 스피드는 기존 렉스턴 W 대비 42%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G4 렉스턴이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에서는 강인한 남성미가 부각됐지만 차문을 열고 닫을 때는 부드러운 동작이 강화돼 소비자들이 또다른 감성품질을 느낄 수 있다고 쌍용차 측은 덧붙였다.

대중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 노하우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도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이 대표적이다. 도요타는 렉서스의 중후한 차문 닫힘음(音)을 프리우스 프라임에 반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도요타 측은 앞문과 뒷문 사이 도어 실링 고무 재질을 적용해 2개의 차문을 진동시킴으로써 차문을 닫을 때 나는 소리가 더욱 안정적이고 묵직하게 들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독일 등 유럽산 럭셔리 세단을 벤치마킹해 개폐음을 튜닝함으로써 프리우스 프라임 차문 닫힘음에 더욱 고급감을 가미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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