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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헬기공격 용의자는 액션배우 출신…마두로 자작극 의혹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액션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던 베네수엘라 대법원 공격이 실제 ‘액션 배우’ 소행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로 지목된 오스카 페레즈가 과거 액션영화에도 출연했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치적 위기에 처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은 이번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스카 페레즈의 독특한 이력에 주목했다. 

[사진=2015년 영화 ‘유예된 죽음’ 방송 인터뷰에 출연한 오스카 페레즈]

이날 사고 발생 몇 분 지나지 않아 소셜미디어는 페레즈의 영상과 사진으로 도배가 됐다.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자신의 직업을 경찰 수사관, 헬기 조종사라고 밝혔다. 사진 속 그는 소총을 들고 서있거나, 스카이다이빙을 즐겼다. 독일셰퍼드와 액션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2015년 ‘유예된 죽음’라는 영화에 출연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주연급 역할을 맡은 그는 납치 피해자를 구조하는 수사관을 연기했다. 영화 홍보차 출연한 현지 TV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난 헬리콥터 조종사, 전투 다이버, 낙하산부대원이다. 또한 아버지와 남편이자 배우이기도하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지 모른 채 길을 나선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페레즈는 반란을 요구하는 선언문 동영상을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27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선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대법원 건물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헬기는 4발의 수류탄을 투하하고 총탄 15발을 발사했다. 당시 법원이 휴정 중이고 수류탄은 불발돼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권 일부 인사들은 이번 사건이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정부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경제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있다. 시위로 인한 사망자만 74명에 달한다.

훌리오 보르게스 야당 총회 의장은 마두로 반대 진영이 이번 사건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마치 영화같다. 몇몇 사람들은 기획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국가가 존엄성을 위해 싸우는 동안 정부는 부패하고 있다고만 말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여론도 싸늘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헬리콥터 사건이 날조라면 그것은 체제가 그만큼 필사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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