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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집마련 신청’...미분양 막아낸다
요건강화로 청약자 미계약 급증
자격제한 없어 수요자 신청쇄도
’알바‘ 동원 등 일부 과열 조짐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내집마련 신청’이 서울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미분양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이달 강동구에서 분양한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는 예비당첨자까지 계약을 진행한 결과 70% 후반대의 계약률을 보였다. 20% 이상이 미분양이라는 것이다. 평균 11.3대1의 경쟁률을 기록, 시장의 열기가 여전하다는 증거로 꼽혔지만, 막상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11.3 대책으로 청약자격이 까다로워지고 전매제한도 강화된 데다, 계약 기간 중 6.19 대책까지 발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분양한 신반포자이, 래미안 블레스티지, 래미안 루체하임 등 강남권 아파트들이 일주일여만에 완판된 것과도 대조적이다.

[사진설명=서울 은평구에 분양 중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 이 사업장은 청약접수자에게 내집마련 신청 당첨의 우선순위를 줬다.]

롯데건설 분양 관계자는 “내집마련 신청자들에게서 받은 가계약까지 포함하면 계약률이 100%다”며 “7월말까지는 무난히 완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내집마련 신청은 미분양이 발생했을 경우 신청자에게 분양 우선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미분양 물량은 건설사들이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선착순 방식으로 팔다 보니 떴다방이나 투기꾼들이 싹쓸이해 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도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나름의 규칙을 정한 것이 내집마련 신청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청약 신청자 외에도 미리 수요를 확보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분양 우려를 덜어낼 수 있다. 실제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한 방배아트자이, 힐스테이트암사 등은 내집마련 신청자들로 미분양을 털어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청약 당첨자들의 미계약이 늘면서 신청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 내집마련 신청은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별다른 신청 자격 제한도 없기 때문에 ‘밑져야 본전’ 식으로 신청을 하는 것이다. 경기 판교에 분양 중인 더샵퍼스트파크는 지난 27일 계약 하루만에 21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려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업자들이 당첨률을 높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신청을 하는 등의 문제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내집마련 신청에도 진입 장벽을 높여가고 있다. 많게는 1000만원 가까이 보증금을 걸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는 청약통장 1순위 대상자만 개설할 수 있는 ‘MVG 통장’ 가입자를 별도로 분류해 일반 신청자보다 우선순위를 배정했고,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청약접수자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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