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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껌부터 123타워까지’…신격호 회장, 열정의 롯데 70년史 마감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
-퇴임사유는 ‘고령’, 앞으로 ‘명예회장’
-1948년 껌사업 시작, 1967년 국내 진출
-롯데그룹 재계 5위 종합기업으로 키워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롯데 창업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4일 롯데그룹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1948년 롯데를 창업한 이후 약 69년 만이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 총괄회장의 이사직을 연장하지 않았다.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올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 8명의 재신임 안건에서 신 총괄회장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고령의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은 9명에서 8명으로 줄어들었다. 신 총괄회장의 공식 퇴임 이유는 ‘고령’이다. 그는 한국법원으로부터 한정후견인 지정판결을 받으며, 경영권을 행사할 건강상태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롯데제과ㆍ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이사진에서도 잇따라 퇴진했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서도 물러나며 남은 롯데그룹 계열사 이사직은 롯데알미늄이 유일하다. 껌으로 시작해서 한국 재계 5위의 대기업을 키워낸 불세출 기업인답지 않은 조용한 마지막이다.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낯선 일본 땅에서 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롯데’처럼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사명은 롯데로 지었다.

한국에서는 1967년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조국에 투자해달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4월 3일 롯데제과를 세웠다.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신 총괄회장의 귀국선언에 언론과 재계는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후 ‘현해탄 경영’의 시대를 연 롯데는 신 총괄회장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1974년과 1977년 칠성한미음료,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을 시작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중심이 되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도 신 총괄회장의 작품이었다.

일본에서도 캔디(1969년) 아이스크림(1972년) 비스킷(1976년)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오리온즈(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 등 새 계열사도 입지를 다지며 종합기업 롯데가 됐다.

[사진설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롯데월드타워.]

현재 롯데그룹은 한국 재계순위 5위까지 성장했다. 일본에서도 기업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식품 기업으로서 호평받고 있다.

그는 안목이 뛰어난 경영자였다. 지난 1980년대부터 ‘관광보국’의 꿈을 가지고 롯데월드타워를 계획했다. 숱한 규제와 어려움 속에 그의 꿈이 이룩하는 데는 30여년이 걸렸다. 마침내 123층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4월 그랜드 오픈했다. 당시 자리에 선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정신에서 시작됐다”며 아버지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앞으로 신 총괄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유일하게 이사직을 유지중인 롯데알미늄에서도 오는 8월 임기만료로 퇴진이 유력하다. 현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거처로 쓰고 있는 신 총괄회장은 롯데월드타워 114층 한 개 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zzz@heraldcorp.com

<데이터>

69년=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그룹 총수 재임 기간.
50년=한국에서의 사업 기간
5위=2015년도 매출기준 롯데그룹의 국내 재계 순위. 매출액 총 84조원.
94개=6월 기준 한국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 숫자.
13개=6월 기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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