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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중국 동맹국처럼 행동”…심상찮은 미국
- 내주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문정인 발언 돌출
- 사드논란 잔뜩 긴장속 “한미연합훈련 축소” 당혹
- FTA 등 난제 산적…靑“양국관계 도움 안돼” 진화

청와대는 19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게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5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방미 중인 문 특보에게 오늘 연락을 드렸다”며 “앞으로 있을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엄중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특보가 방미기간 북한이 핵ㆍ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과 논의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 생각과 배치되느냐는 질문에도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딱 부러지게 어디까지 맞고 어디까지 틀리다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답변했다.

또 “북한이 핵실험하고 미사일을 쏘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국면을 만들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고, 그런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지 어느 한분이 말씀하신다고 실행할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이처럼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은 문 특보 발언 파문이 불거진 이후 미국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의지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하고 나서는 등 열흘 앞으로 다가온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에선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문 특보의 발언이 터져 나오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외교전문가는 18일(현지시간) “문 특보의 발언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발언”이라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왜 중국의 동맹국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미 외교소식통은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에도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청와대가 입장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백악관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에선 문 특보의 발언이 비핵화 담보 조치가 없을 경우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북핵문제 해법과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문 특보가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한 발언도 사드는 주한미군과 한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국 조야에 널리 퍼진 통념과 온도차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불러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자리에서 사드 배치 지연 논란에 격노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사드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분담금 등 민감한 이슈들이 산적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셈이다.

청와대가 문 특보에게 사실상 ‘엄중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배경이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이상징후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가 한국을 방문하는 미 의원들과 면담을 거부하거나 짧은 시간 만나는 등 소극적 대응을 했다는 관측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충격 발언”, “위험한 발상”이라며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 13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 연세대 특임 명예교수인 문 특보는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간)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 및 문답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가 공식 임명을 발표한 홍석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청와대에 고사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 대통령 특보는 홍 특보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등 2명이다. 홍 특보는 고사 뜻을 밝히고, 문 특보는 각종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2명의 대통령 특보직 모두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대원ㆍ김상수ㆍ문재연 기자/dl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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