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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앞에 사드·문정인 ‘고차방정식’
한미정상회담 준비 박차
커진 각종 논란 설명 중책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청와대의 임명 강행으로 여성 최초로 외교 수장이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난제에 봉착했다. 이달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간 미묘한 엇박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워싱턴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19일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단과 접견한 뒤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강 장관은 오늘도 한미 정상회담 준비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과의 전화대담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강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 통화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

최근 문정인 특보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워싱턴 내부에서는 한국의 한미 동맹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와 중단은 중국이 미국에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ㆍ북한의 핵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과 같은 맥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자문했던 한 싱크탱크의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인지, 중국의 동맹국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일단 “한국 정부의 공식 정책을 반영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공식해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하지만 특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한 얘기이기 때문에 (미국이)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 특보의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의혹과 우려를 갖게 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문 특보에 대한 답을 해줘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며 “강 장관 입장에서는 청와대 입장을 재차 전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외교소식통은 문 특보의 발언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긴장감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사드 배치 지연을 놓고 문재인 정부의 본심을 더욱 의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면서 “일단 청와대의 입장을 믿으려 하겠지만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드 문제도 강 장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사드 지연논란에 대한 보고를 들으면서 크게 격노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 북핵ㆍ미사일 대응방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휘발성 높은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강 장관은 이러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자국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최강 부원장은 “양국 정상이 큰 틀에서 정책을 논의한다면, 강 장관과 틸러슨 장관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각 현안을 둘러싼 협의창구, 틀, 내용에 대한 합의를 할 필요가 있고, 그것을 잘 해놔야 앞으로 협의가 잘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한 외교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상견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일단 새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동맹의지를 지속해나갈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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