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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조론 vs 진화론’ 무대위서 풀어내다
토론형식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서 7월9일까지


창조론이 맞는가, 진화론이 맞는가. 인류 최대의 난제에 관한 TV 토론이 무대에서 벌어진다. 인류 기원에 관한 근원적 질문에 관한 과학, 사회, 종교, 예술 각계 인사들의 치열한 토론을 담은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사진>를 통해서다. 살면서 한 번쯤 의문을 가졌을 법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나눌 수 없는 주제를 대학로 대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진중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극작을 함께 맡은 민준호 연출은 “창조론과 진화론에 관한 각 측의 주장은 누가 옳고 그르다고 쉽게 결론지을 수 없는 부분이다. 각자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인데, 극 중 인물들이 대신 싸워줄 테니, 현실에서는 상대편의 의견을 묵살하기보다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본을 썼다”라고 말했다. 


작품은 민 연출이 5년 전 대본을 구상하고 쓰기 시작했지만, 지난 2월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면서다. 창조론과 진화론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 사람들이 흥미로워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달리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약 보름간 진행된 공연 역시 전회차 매진, 평균 객석점유율 102%를 기록하는 등 관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3개월 만에 재공연을 결정했다.

극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흑사병, 다윈, 빅뱅이론 등 학창시절 배웠던 지식을 비롯해 스티븐 호킹, 사이보그, 인공지능 등 비교적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키워드가 쉴 틈 없이 쏟아진다. 창조론과 진화론 진영에 앉은 패널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불꽃 튀기는 토론을 이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다양한 이론과 책, 영상, 유명인사의 말 등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민 연출은 수백 개의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수십 권의 책을 읽고 TV 토론회를 돌려보며 극본을 썼다. 그는 “극에 나오는 내용들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이론이 나올 때마다 매년 업데이트돼야 하는 것들이 많아 ‘대본을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약 3년 전부터 급속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에 관한 주요한 내용으로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쏟아내는 이론과 주장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참고했다. 토론 형식으로 극이 진행되는 만큼 최근 진행된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을 유심히 보기도 하고, 각 진영을 대표하는 서적을 찾아 읽으며 내용을 이해하며 치열하게 토론에 임하려 애썼다. 진화론 측 무신론자 ‘전진기’ 역을 맡은 배우 진선규는 “실제로는 크리스천이라서 종교를 비판하는 주장을 하는 게 어려웠고, 어쩔 때는 대사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TV 토론처럼 스튜디오를 구현한 무대 덕분에 관객들은 마치 방청객처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탁구 경기처럼 첨예하게 오가는 양측의 의견을 들으며 과연 내 입장은 어느 쪽에 가까운지 생각해보게 한다.

극 중 기독교 신자이자 분자 생물학 박사 ‘이성혜’ 역을 맡은 배우 정선아는 “토론 중 수많은 지식이 쏟아지기 때문에 보고 나면 뇌가 섹시해지는 공연”이라며 “기생충, 인공지능 등을 비롯해 종교, 인간에 관해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대해서 또 다른 관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규, 유연, 정선아, 이지해, 양경원, 차용학, 정재헌, 백은혜, 홍지희, 서예화, 김늘메, 오용, 홍우진, 조원석 출연. 오는 7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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