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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총선 D-1] 위기의 메이, 마지막 승부수 던졌다 “인권법 개혁”
-메이 총리, “인권법 개정해서라도 위험인물 관리할 것” 의지 표명
-최근 보수당 지지율 하락 의식, 노동당과 적게는 1%포인트차 접전
-잠재적 테러용의자 관리 강화 만으로 실효 거둘지는 미지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8일(이하 현지시간) 있을 조기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반등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잇따른 테러로 집권 보수당의 안보능력에 비판이 일자, 테러 위험인물 통제 및 용의자 추방이 쉽도록 인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6일 영국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슬라우 공업단지에서 가진 총선 유세 연설에서 “테러 위험성을 감지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면, 인권법을 개정해서라도 의심 인물의 자유를 제한하도록 할 것”이라고 대테러 대응책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정보당국이 잠재적 테러 용의자의 통행을 금지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와의 교류를 제한할 수 있다. 여행지에 제한을 두는 등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와 같은 통신기기에 접근해 통신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된다. 

[사진제공=EPA]

메이 총리는 “테러 용의자를 신속하게 추방하고 위험 인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하지만 기소 증거가 충분치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의 형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은 메이 총리의 인권법 개혁 움직임에 대해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메이 총리의 행보는 조기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흔들리고 있는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보수당은 지난 4월 당시만 해도 두 자릿수 차이로 노동당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보수당이 지난달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요양 비용 지급을 줄이는 내용의 사회복지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총선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노동당이 보수당을 한자릿수까지 따라붙었다.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서베이션에 따르면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은 각각 40%와 39%로 1% 포인트 차를 기록했다.

잇달아 발생한 테러가 보수당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케 하면서 지지율 약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영국에서는 올 들어서만 3차례 대형 테러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에는 런던브리지와 버러마켓에서 테러범 3명이 차량과 흉기를 이용해 7명을 숨지게 하고 48명에 부상을 입혔다. 런던경찰청이 5일 신원을 공개한 범인 2명 중 쿠람 버트(27)는 영국 내 이슬람 극단주의 관련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것은 물론, 과거 두 차례나 신고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범인 살만 아베디 역시 ‘위험 인물’로 정보당국에 신고된 바 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이에 대테러 당국의 용의자 관리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조기총선에서 과반수 지지율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낙관했던 보수당도 긴장감이 커졌다. 결국 메이 총리는 지난 4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좌시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강경한 대테러 정책을 내놓을 뜻을 시사했다.

메이 총리의 이 같은 행보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국내담당 정보기관 MI5가 보유한 ‘요주의 인물’ 리스트는 3000명에 이른다. 정보당국이 방대한 잠재적 테러 용의자를 일일히 24시간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영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감시 관련 법안을 채택하고 있다. 전화와 인터넷 정보 수집에 대한 제약도 적은 편이다. 따라서 위험 인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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