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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하락세, 고용 상승세…자동차 업계 ‘엇박자’
-5월 주요 완성차 업체 판매 실적 줄줄이 하락

-새 정부 일자리 정책에 발맞춰 고용 확대

-하반기 판매 감소 지속 시 고용 불안 우려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최근 자동차 판매 추이와 새 정부 일자리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새 정부의 채용 확대 및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발맞춰 보유 인력을 늘리고 있다. ‘판매-채용’의 엇박자 속에 완성차 업계의 중장기적인 고용 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올해 총 200여명의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지난 5월까지 79명의 채용을 진행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연구소, 관리직, 제조 등 12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200명은 르노삼성차 전체 임직원수의 4%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르노삼성차이 이 같은 채용 규모는 지난 2012년 경영위기 이후 신규 인력 채용이 중단됐던 상황을 감한할 때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2015년에는 22명을 채용했으며, 지난해 박동훈 사장 취임 이후 판매량 증대 및 실적 호전으로 100여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최근 실적 추이는 신규 채용 계획 만큼이나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황금연휴 공장 비가동 영향이기는 하지만, 전년 동기대비 자동차 판매가 14.9% 감소한 2만517대에 머물렀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출시된 QM6 등의 영향으로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쌍용자동차도 영업력 강화를 통한 판매확대를 위해 영업소 확충 및 오토매니저(영업직 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공개 채용을 통해 선발되는 인원은 100명 이상이며, 근무를 원하는 대리점에서 직접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최종합격자는 대리점 OJT와 신입 오토매니저 교육을 거쳐 전국 202개 대리점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티볼리와 같은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판매 확대를 위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올해 나타나고 있는 실적 추이는 만만치 않다. 해외 수출 감소 속에 지난 5월에만 자동차 판매가 7% 줄어들었으며,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자동차 판매가 4.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엇박자가 나타나는 곳은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활발하다. 6000명의 사내하도급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계획에 따라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실적 추세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 5월 현대차는 전세계 시장에서 총 36만7969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4.2%의 판매 감소율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올해 누적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6.5%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올해 5월까지 전체 국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줄어든 모습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앞서 지난달 29일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의 1차 협력사들은 대졸 및 고졸 신입사원과 생산직 등을 포함해 매년 평균 1만6000여명을 신규 채용하며 채용박람회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12년 이후 5년간 총 8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 자리에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를 통해 동반성장의 온기가 1차 협력사는 물론 2ㆍ3차 협력사까지 이어져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발맞추고 하반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이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이라면서 “영업 직원은 판매가 줄어들 경우 고용 불안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회사는 물론 근로자 입장에서도 채용 확대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기”라고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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