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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런던테러로 슬픔 들끓을 때, 런던시장 맹비난
-WP “세계 정상들 연대 외칠 때, 트럼프는 반대”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런던 테러가 발생한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런던 시장을 공격하는 내용을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이 올해들어 세 번째 발생한 치명적인 공격으로 고통받을 때,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 피해 도시의 수장을 비난한 것이다.

4일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 지도자들이 런던 테러 이후 ‘연대’ 등을 요구하고 있을 때 트럼프는 반대로 행동했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로운 비극 앞에서 프랑스는 더욱더 영국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은 “끔찍한 소식”이라며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외 세계 각국 정상들이 런던 테러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반(反) 테러’ 연대를 강조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이후 수습으로 바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꾸짖는 데 집중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러 공격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런던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면서 칸 시장을 비난했다.

칸 시장은 앞서 테러 발생 직후 “여기는 우리의 도시다. 런던 시민들은 앞으로 수일 내 경찰력이 증강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성명을 내놨다. 트럼프는 그중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 대목을 콕 집어 런던 시장의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적 결벽행동을 그만두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업무에 당장 돌입해야 한다”며 “우리가 똑똑해지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지금 총기소지 논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며 “그들(테러리스트들)이 칼과 트럭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 시장을 비난함과 동시에 자신의 무슬림 6개국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인 ‘반(反)이민 수정명령’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그는 “우리는 반이민 명령을 또 다른 단계의 안전조치로 필요로 하고 있다”며 “법원이 우리의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영국이 이에 동참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반이민 명령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라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 있는 런던 시장을 비난하고, 이를 자신의 반이민 명령 시행 촉구에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에 영국인들의 분노도 들끓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칸 시장의 일부 발언만 발췌해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의외로 런던 시장의 반응은 쿨했다. BBC에 따르면 런던 시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런던 시장은 트럼프를 응대하는 일보다도 훨씬 중요한 업무들이 많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칸 시장은 경찰과 비상대책 서비스팀, 정부 등과 함께 일하느라 바쁘다”며 “끔찍하고 비겁한 테러공격에 대응하는 공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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