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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프랑스 숙제혁명 눈여겨 봐야할 서울시 교육청
마크롱 프랑스 신정부가 초중등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숙제혁명을 시행키로 했다. 숙제는 학생들의 복습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내되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학교에서 모두 소화한다는 게 요지다. 어린 아이들에게 “공부는 학교에서 하고 집에서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다. 신정부는 오는 9월 신학기부터 파리와 수도권 등 일부 학교에 도입하고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프랑스 신정부의 숙제 혁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때마침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숙제없는 학교 실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숙제없는 학교는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학교 숙제에 얽매이는 대신 독서나 체험 등 창의적인 활동을 더 많이 하고 학교생활에 즐겁게 적응토록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설문 결과, 학교 숙제가 사라진 뒤 ‘사교육을 줄였다’는 응답은 1.6%에 그쳤고 ‘변동 없다’가 90.5%를 차지했다. ‘오히려 늘였다’도 7.9%나 됐다. 아직도 학습부담이 줄어든다며 찬성하는 측과 학업성취도 저하를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은 엇비슷한 비율로 팽팽하게 맞선 상태다. 결국 문제는 학업 성취도다. 공부 못하는 아이될까 두려워서 방과 후 일상생활에는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신정부의 숙제혁명은 학부모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교육과정의 취지도 훼손시키지 않는 현실적인 절충안이란 점에서 향후 추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프랑스 교육부는 방과 후 대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지도하에 숙제를 마치고 가도록 했다.

프랑스 신정부가 숙제혁명의 결단을 내리는 데는 10년전부터 쥡드코(ZupDeCo)가 파리와 릴 등의 중학생 22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가 큰 역할을 했다. 중학교 시절 내내 대학생ㆍ전직 교사 등 자원봉사자들의 지도하에 학교에서 숙제를 한 아이들의 ‘중학교 졸업시험’ 합격률은 83%로, 일반 학생들(61%)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프랑스 숙제혁명을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 새 정부의 주요 정책중 하나인 ‘저녁이 있는 삶’과도 관계되기 때문이다. 주당 법정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나 근로시간 선택제로 장시간 근무에서 해방된 아버지와 적어도 집에서는 숙제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저녁식사나 산책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교육적으로나 행복도면에서 이보다 좋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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