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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美 파리기후협정 탈퇴하면 자문역 사퇴”
진보·친환경적 가치 훼손
애플·MS 등도 “탈퇴 말라”압력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머니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파리기후협정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지 모르지만 나는 자문위원회에서 모든 경로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며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면 (떠나는 방법 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미 언론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곧 파리협정 파기 및 탈퇴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한데 따른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자문위원회와 제조업일자리위원회 두 곳의 자문위원을 맡아왔다.

그동안 미국 청정에너지의 아이콘으로 전기차 붐을 이끌어온 머스크가 반(反)환경 정책을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자문역을 맡은 것은 비판의 대상이었다. 테슬라의 진보적이며 친환경적인 가치에 동참해온 지지자들은 회사의 모토에 반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테슬라 최초 대중 모델인 ‘모델 3’의 계약을 철회하는 등 보이콧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자신의 입김이 반영되길 기대한다”며 새 정부 친환경 정책의 방향추가 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2월 “내 목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고무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일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하면 그동안 머스크의 노력이 소용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 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황에서 “머스크가 그의 인내심의 끝에 도달한 것 같다”며 “이제 고통스러웠던 트럼프와의 춤을 끝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만일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가 공식화되면 테슬라를 비롯해 친환경인 미래비전과 가치를 앞세운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사실상 반(反) 트럼프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머스크 외 다른 기업의 CEO들도 트럼프의 ‘최악의 결정’을 막기 위한 마지막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지난 30일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미국의 파리협정 잔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25개 기업들은 1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의 파리협정 잔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면 광고 형태로 합동 게재할 계획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TV 광고도 31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파리협정 최종 발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미국 내 반대 여론도 들끓고 있다.

해롤드 위머 미폐협회(ALA) 협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파리 협약에서 탈퇴하는 것은 거대한 실수”라며 “모든 사람이 숨 쉴 자격이 있으며, 우리가 아프거나 궁극적으로는 죽지 않도록 전세계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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