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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낭송 후 장관 된 유시민…도종환도 같은 길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블랙리스트’와 ‘정유라 특혜’ 문제를 처음 제기한 도종환(63)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관심이 인사 청문회로 쏠리는 가운데, 유시민 작가가 과거 2006년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인사 청문회를 받을때 도종환 내정자의 시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을 낭송해 눈길을 끈다.


당시 유시민 내정자는 인사 청문회를 마치며 “청문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더 많은 부족한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도종환 내정자의 시로 대신했다.

청문회 기간 내내 튀지 않기 위해 애쓴 유시민 내정자는 청문회를 마치며 ‘작은 도발’을 시도한 것이다.

유시민 내정자는 11년 전 도종환 내정자의 시를 읽고 인사 청문회를 통과했다. 도종환 내정자는 11년 후 유시민 내정자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인사 청문회를 앞둔 도종환 내정자에게 자신의 시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시 전문을 소개한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가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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