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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잡는 고강도 다이어트 ①] 체지방 빼려다 장 빠질라…인터벌 운동시 탈장 주의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복압 증가해 ‘스포츠 탈장’ 발생
-배에 힘줄 사타구니ㆍ배꼽 주위 등 튀어나오면 탈장 의심.
-초기증상 없어 방치했다가는 장기 괴사…“빨리 수술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올 가을 결혼을 앞둔 회사원 정모(35) 씨는 지난달 말 직장 근처의 크로스핏 센터에서 고강도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여름 휴가가 채 석 달도 남지 않았다는 조급한 마음에 최근 유행한다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으로 복근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 왔다. 그런데 몇 주 전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던 중 사타구니 주변이 작은 공처럼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병원을 찾은 정 씨는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으로 복압이 증가해 ‘스포츠 탈장’이 나타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이어트를 위한 무리한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복압을 증가시켜 ‘스포츠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치하면 괴사할 수 있으므로 수술이 최선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제공=메디힐병원]

곧 다가올 여름을 앞두고 야외 활동과 유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높고 낮은 강도의 운동을 반복하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이 각광받고 있다. 노화를 늦추고 짧은 시간동안 많은 칼로리를 소모, 뱃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섣부른 욕심으로 무리하게 운동했다가는 체지방이 빠지기 전에 장이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무리한 고강도 운동→복압 증가→스포츠 탈장으로 이어져=탈장은 내장을 받쳐 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장이 압력에 의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한다. 민상진 메디힐병원장은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구분할 수 있다”며 “복압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 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탈장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잦아, 이른바 ‘노화병’으로 불릴 정도다.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 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탈장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스포츠 탈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과격하고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운동선수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일반인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다 보면 복벽에 과도한 긴장과 함께 복압의 상승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민 원장은 “근력 운동은 신진대사를 향상시키고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자신의 신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복부 근육이 당길 정도로 무리하게 복근 운동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행위를 반복하면 오히려 복부 근막을 손상시켜 심한 경우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력 운동 시에는 충분한 준비운동과 운동 후 스트레칭을 철저히 해 복부 근막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탈장 방치했다가 절제할 수도=탈장은 장기가 탈출된 것으로, 자연 치유나 약물치료가 불가능해 수술이 불가피하다. 민 원장은 “탈장은 초기에 아랫배 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장시간 방치하게 되면 장기에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장이 생기면 서서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나 배꼽 부위가 작은 풍선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오는데, 눕거나 해당 부위를 누르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간다. 초기에는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일 때만 돌출부가 생기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돌출 부위가 계란 정도의 크기만큼 커져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도 없어지지 않는다. 만일 기침을 하거나 대변을 볼 때 배 안에서 압력이 느껴진다면 탈장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민 원장은 “만일 빠져 나온 장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해당 부위의 장기가 썩어 장을 절개해야 하는 큰 수술이 동반돼 치료가 어려워진다”며 “탈장 수술은 위급하거나 복잡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의 진단 후 가능한 빠르게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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