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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엔 열광, ‘인사’는 호평, ‘외교’는 정상화…‘과도기 리스크’는 ‘걸림돌’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20일로 문재인 정부 출범 11일째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낮은 경호’와 ‘국민 소통’은 여론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다. ‘인사’는 야당에서도 호평이 나왔다. 야당, 국회와의 ‘협치’는 첫 단추를 뀄다.엄중한 지정학적 환경에서 급박하게 이뤄진 정상 외교와 특사 파견 등은 공백 상황이었던 외교의 정상화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장 높아진 국민들의 기대 수준과 신(新)ㆍ구(舊) 정부와의 인수인계를 둘러싼 ‘과도기 리스크’는 부담이자 과제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과거 정부와 다른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줬다. ‘부드러운 경호’로 국민들과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열린 대화’로 청와대는 낮아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치러진 취임식부터 인(人)의 장막을 걷어낸 경호로 국민들과 함께 손잡고 사진을 찍었다.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의 소탈한 모습과 동네 주민들과의 일화도 내내 얘깃거리가 됐다. 제 37주년 5ㆍ18 광주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희생자 유족인 김소형씨를 안아 위로해준 장면은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로 남을 만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민소통의 또 다른 축인 대언론 태도도 과거 정부와 확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일방적인 홍보 창구가 아닌 국민을 대신해 묻고 답하는 상호 대화 파트너로서 대하고 있다는 방증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약속한대로 10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종석 비서실장 등의 인사발표를 직접 청와대 춘추관에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신임 헌법재판소장으로 김이수 재판관 지명 사실을 발표하며 예정에 없던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을 하기도 했다.

거의 매일 발표가 이어지다시피한 인사도 호평 일색이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국민의당ㆍ바른정당ㆍ정의당 등에서는 호평 위주의 논평이 계속되고 있을 정도다. 최측근 인사의 요직 등용을 최대한 배제한, 이른바 ‘비문’(非문재인) 인사 중심의 인사 발탁이 이뤄지고 있고, 지역과 출신학교 등에서도 전례가 드문 균형적인 안배를 보여줬다. 인사에서는 국민통합 의지와 함께 뚜렷한 개혁의지도 보여줬다.특히 비검찰 출신인 조국 민정수석의 임명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발탁은 새정부가 추구하는 검찰ㆍ재벌 개혁의 지향을 확실히 나타냈다는 평이다.

문재인 정부는 전(前)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60일 동안의 최고 권력 공백을 거쳐 대선 하룻만에 임기를 시작한 초유의 정부다. 특히 당장 시급한 것은 대외 대화 채널의 복원과 외교의 정상화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4일 북한 미사일 도발에 즉각적인 대처로 국민들에 신뢰를 줬고, 긴급하게 이어진 정상외교와 특사외교로 대외 정책의 정상화 틀을 마련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을 비롯해 주요 12개국과 정상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통화에선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뿐 아니라 상대국간 주요 현안이나 민감한 사안도 언급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야당, 국회와의 협치는 취임 당일인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야당 지도부 방문과 19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초청 오찬 등으로 일단 첫 단추는 뀄다. 문 대통령은 국회 존중의 뜻을 다양한 격식 파괴와 전례 없는 예우로 표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많은 국민들이 열광에 가까운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난관과 과제도 적지 않다.

일단 높아진 국민들의 기대 수준도 부응해야 되는 게 큰 과제다. 국민들의 한껏 부푼 기대가 새정부에는 자칫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7%가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직무수행을 잘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과거 정부의 같은 조사(출범 2주차 향후 5년 직무수행 전망)에서 긍정 대답은 이명박 전 대통령 79%, 박근혜 전 대통령 71%였다. 새정부 출범 초기 국민들의 기대감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열흘여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앞으로도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새정부로서 전 정부와의 ‘과도기 리스크’는 적지 않은 ‘짐’이다. 전 정부로부터 주요 국정 및 인사 자료의 인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징후와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는 24~25일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됐다. 이어 내주에는 주요 차관급,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말 내주초까지는 주요 부처 장관 인선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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