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홍석(인천) 기자]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의 전ㆍ현직 간부들이 억대의 사기를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다.

한전 자회사 전ㆍ현직 간부들은 실제로 일하지 않은 일용직 근로자들을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만들어 급여 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A(52) 씨와 B(47) 씨 등 전 한전KPS 과장 2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전 한전KPS 직원 6명을 사기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통장을 양도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일용직 근로자 31명과 근로자들의 지인ㆍ가족이 포함된 통장 양도자 8명, 실업 급여를 부정 수급한 일용직 근로자 8명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전KPS 산하 3개 출장소의 작업 현장에서 근무하지도 않은 일용직 근로자 31명을 일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만들어 한전KPS로부터 급여 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일용직 근로자를 20일 이상 고용하면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므로 20일 미만 일을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A 씨는 또 B 씨와 함께 일용직 근로자들의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받아 관리하면서 이들 통장에 입금된 급여 등에서 1억8000만원과 7000만원을 각각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실제로 일한 근로자들을 서류상으로만 실직 처리한 뒤 실업 급여 4000만원을 부정으로 받도록 도운 혐의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실제로 일하지도 않은 근로자를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급여를 가로채는 등 수년간 구조적인 비리를 저질렀다”며 “고용노동부에 일용직 근로자들이 부정으로 받은 실업 급여를 환수하도록 조치하고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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