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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탄도미사일 고도 놓고 한ㆍ미ㆍ일 관측 미묘한 차이…왜?
[헤럴드경제]북한이 14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한ㆍ미ㆍ일 3국이 미사일 고도에 대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우리군은 분석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북핵 도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은 사정거리가 5500㎞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며 긴장감 고조를 경계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의 고도에 관한 질문에 “한미 군 당국이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 우리 군과는 달리,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고도를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공개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가 2천㎞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나다 방위상의 말대로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가 2000㎞ 이상이면 정상 각도로쏠 경우 사거리 5천500㎞를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그에 준하는 중거리미사일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초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사일의 비행이 ICBM과일치하지는 않는다”며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과는 거리를 뒀다.

일본 정부가 한미일 3국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 미사일의 고도를 공개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평화헌법 개정을 포함한 국내정치적 목표를달성하는 데 북한 위협을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북한의 지난달 29일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지하철 운행까지 중단해 과잉 대응 논란을 낳았다. 일본판 ’북풍‘ 여론몰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미국의 경우 국내적으로 불필요한 두려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에는 신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입장 자료를 내고 북한 미사일이 미국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오는 15일 이번 미사일 발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고도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작년 6월 22일 무수단미사일 고각 발사를 했을 때도 다음날 공식 매체를통해 미사일 고도를 1천413.6㎞로 매우 구체적으로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가 700㎞인데 비행 시간이 약 30분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고도는 충분히 2천㎞를 넘을 수 있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쏜다면 사거리가 5000∼6000㎞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나온다.

미사일 사거리가 5천500㎞를 넘으면 ICBM으로 분류된다. 북한 미사일이 ICBM이나 그에 준하는 중거리미사일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과학자인 데이비드 라이트 씨는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가 2000㎞ 이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를 최대 4천500㎞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의 추산이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은 미사일 기종과 엔진 성능 등에 따라 사거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 미사일 사거리가 5000∼6천㎞에 달할 경우 북한과 약 5천500㎞ 떨어진 미국알래스카주(州)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을 파견하는 미군기지가 있는 괌은 북한과 약 3천500㎞ 떨어져 있어 사정권에 포함되지만, 북한과 약 7천500㎞ 떨어진 하와이는 사정권 밖이다.

북한이 이번에는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같은 미사일을 남쪽으로 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북한 미사일 비행 거리가 700여㎞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 앞바다에 떨어졌을 수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장소인 평안북도 구성과 부산의 거리는 약 630㎞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각을 조정할 경우 한국의 주요 도시를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최고고도가 1천∼1천500㎞인 ICBM이 낙하할 때 속도는 마하 20을 넘어선다”며 “북한이 고각 발사로 2천㎞ 이상 쏴올린 탄도미사일의 낙하 속도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의 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의 정체가 하나둘 드러날 경우 한미일 3국에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대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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