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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아내 선물 제안하자 특정 가방 브랜드까지 직접 지목”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4900만원 대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박채윤(48) 씨가 “안 전 수석과 그 아내가 고가의 선물 등 금전적 지원을 받는 것을 좋아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박 씨는 “아내 선물을 챙겨드리겠다”고 하자 안 전 수석이 특정 가방 브랜드까지 직접 나서 지목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뇌물 혐의 4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57) 씨의 아내다. 

박 씨는 이날 법정에서 안 전 수석에게 금품을 건넨 경위를 상세히 털어놨다. 


특검팀은 박 씨 부부가 운영하던 병원과 의료기기업체의 해외 진출을 바라고 고가 스카프와 핸드백, 양주, 무료 성형시술 등 4900만원 상당 금품을 안 전 수석에게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박 씨는 지난 2014년 9월 안 전 수석에게 시가 100만원 상당 고급 양주를 건넨 경위부터 설명했다. 박 씨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지난 2014년 8월 안 전 수석의 아랍에미리트 출장에 동행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씨 부부가 하고 있는 실리프팅 시술 사업의 중동 진출을 돕겠다고 했다. 박 씨는 “안 전 수석이 아부다비 공항에서고급 양주 사진을 가리키며 ‘딸 시집갈 때 예단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양주가 너무 고가여서 그 자리에서 사지 못했고 사모님께 드리라고 스카프를 선물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귀국한 후 양주를 구입했고, 안 전 수석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선물로 건넸다.

박 씨는 지난 2015년 3월 초 박 전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도 동행해 투자자들을소개받았다. 박 씨는 “당시 안 전 수석이 ‘나는 대통령 전용기를 타니 면세품을 살 수없어 아내 선물을 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고 기억했다. 박 씨가 대신 선물을 해드리겠다고 하자 안 전 수석이 “체크무늬로 유명한 브랜드 있잖아요”라며 특정 브랜드 가방을 지목했다고도 했다. 이후 박 씨는 안 전 수석이 지목한 390만 원 상당 여성용 가방을 구입해 안 전 수석 아내에게 선물했다.

박 씨는 안 전 수석딸의결혼식축의금명목으로 1000만 원, 안전수석의진료비명목 500만원, 명절 선물 명목 500만원, 휴가비명목300만원을건넨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돈을 건네는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의 아내가 현금이 추적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안 전 수석을 알게 된 후 설ㆍ추석 명절 때마다 집에 찾아가 화장품과 5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줬다”며 “안 전 수석의 아내가 ‘띠지로 묶인 현금은 추적이 들어온다’고 해 이후 띠지 없이 신권과 구권을 섞어서 드렸다”고 말했다. 박 씨는 “현금이 든 쇼핑백을 전달한 다음날이면 안 전 수석이 고맙다고 전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 부부가 선물 받는 걸 좋아하고 금전적 지원을 바랐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씨는 “네 그렇습니다”라고 즉각 답했다. 이어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것도 있었지만 안 전 수석 측 기대에 부응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느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반반입니다”라고 답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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