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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서울 경찰기마대를 가다]‘13인의 마술’ 경찰기마대
경찰기마대원들의 말타는 솜씨는 신기에 가까웠다. 말은 기마대원의 말한마디 없는 몸짓대로 앞으로 전진하거나 방향을 바꾼다. 성수동 마장은 바닥에 모래가 깔린 대형 체육관이었다. 훈련에 열중하는 기마대원들은 매일 의무적으로 말들과 걸음걸이부터 자세를 함께 연습하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대원을 연상했지만 의무경찰로 입대한 젊은 경찰과 연륜이 있는 경관이 혼재해 있었다. 경찰기마대원들의 평균나이는 40초반, 서울경찰기마대(대장 양창복경감)는 총 13명으로 대부분 승마부문 국가대표출신 마장 마술의 대가들이었다. 현재 소유한 마필수는 13두, 이들은 말은 경주마와 달리 품격있는 행사마로 사람들과 친숙한 존재로 자식과 같이 한 몸으로 숙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매일 말을 조련하는 경찰기마대의 기본훈련은 일렬횡대,종대로 일정간격을 유지하는 마장마술의 기본인 걷기훈련이다. 말은 예민하고 겁은 많은 동물이다. 작은 소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항상 호흡을 같이해야 통제가 가능하다.
인사동 순찰에 나선 경찰기마대. 기마순찰땐 품위있는 경찰기마복차림으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표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들이 사람에게 다가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끓임없이 매일 훈련을 하며 어르고 달래가며 많은 정서적 교감을 가져야 일반 시민들을 만나도 말들이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 원래 말은 겁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급격한 행동이나 몸짓에 놀라기 마련이다. 행사장 소음과 관람객들의 이상행동에 놀라지 않고 안정적 자세를 유지할수 있는 것은 그 만큼 훈련량이 많다는 증거이다. 기마대원들은 훈련시간 내내 말들을 다독이고 안정감을 주려고 애썼다. 또 일렬종대와 횡대등 의장행사의 성격이 많은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훈련후 말을 씻기는 것은 물론 할로겐 온열등으로 몸을 말려 급격한 기온변화에 대비했다. 수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방문 모든 마필의 건강점검을 하고 편자등도 전문가들이 방문교체를 한다고 하였다. 한마디로 상전모시듯 지극정성으로 말들을 보살폈다. 그래서 일부 승마클럽이 말들을 방치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혹사하는 것을 보면 몹시 화가 난다고 했다.

훈련이 끝난 말들은 샤워로 마신을 씻고 적외선 램프로 건조를 시킨다. 말들이 가장 행복해 하는 시간이다.
성수동 경찰기마대 훈련장으로 견학을 온 유치원원생들을 위해 따로 승마를 할수 있는 조랑말을 준비했다. 이 말들도 서러브렛종류의 대형말들과 다름없이 사람들에게 친숙할 수 있도록 똑같이 훈련을 시킨다.

마필을 구입하는 과정도 엄청난 심사를 거친다. 소요진압이나 위력시위를 하던 전 시대의 기마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순한 말을 고르기 위해 평판이 있는 말을 소문과 마주들의 협력으로 구입한다. 말을 소유하고 있는 마주들은 평생 대부분 자식처럼 말을 아낀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경찰기마대에 말을 기증하려 하나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소정의 값을 지불한다. 희소성이 있다 보니 먹이, 안장, 장신구등 거의 모든 물품이 해외구입이다. 원래 승마자체가 해외에서도 귀족스포츠이다. 경찰기마대원들의 자부심과 명예, 품위에 대한 긴장도는 생각보다 셌다.

기마대가 고대부터 군사력의 중요한 부분임은 역사적 사실이다. 경찰기마대의 역사는 구한말 대한제국 근위기병대로부터 일제 강점기 기마경찰대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해방후 어려웠던 서울의 치안 확보에 일익을 담당했었다며 그 당시 확보한 마필의 수가 약 150두 정도였다고 하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이들을 주축으로 전국승마대회등 승마스포츠의 면면을 이어져 내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6.25전쟁이 터지면서 급작스런 후퇴는 서울 기마경찰대를 무력화시켰다. 한강다리의 폭파로 150여두의 마필이 도강을 할수 없어 서빙고 나루터에서 사살하거나 방마하게 됨으로 와해되고 말았다. 종전 후 방치되었던 말과 인력자원을 수습 복원을 하였고 그 역할도 서서히 역사적 뒤안길로 사라져 직접적인 치안유지보다는 대외홍보와 시민과 함께 하는 의장 및 지원업무에 최적화되었다. 2009년 조직개편으로 지금은 홍보관리관실에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글ㆍ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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