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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후보들의 말ㆍ말ㆍ말…지지율도 들썩
- 정책ㆍ공약에 더해 리더 자질론까지 구설수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오는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두 달간 쉼 없이 달려 온 대선 후보들. 이번 대선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유례 없는 ‘조기 대선’으로 진행됐다. 짧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후보들이 쏟아낸 발언은 유권자의 표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막말 파문’으로 비화할 정도로 발언의 수위가 높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이 지난달 28일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투표 독려를 위한 구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성애는 좋아하지 않는다”=문 후보는 지지율 1위답게 모든 토론회에서 집중적인 공세를 받았다. 지난 4월 25일 진행된 4차 TV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렇다. 동성애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발언으로 문 후보는 다음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소수자의 항의를 받았다. 결국 문 후보는 27일 ‘통합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 축사 이후 “그분들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책본부장과 이야기하라”=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지난 4월 25일 4차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81만개 공공일자리 공약’의 재원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는 게 맞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그런 오만한 태도가 어디있나”며 반발했다. 문 후보는 결국 다음 TV토론회에서 “지난 토론회에서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는 게 맞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고 했다.

▷“제가 갑철수입니까?”=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4월 23일 열린 3차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내가 갑철수냐, 안철수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얘기가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의 질문은 민주당의 네거티브 문건을 공개하려는 것이었지만, 정작 네거티브 문건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오히려 ‘갑철수’란 단어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이에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으로 최악의 질문”이라고 평했다.

▷“두 분(문 후보와 홍 후보)이 1ㆍ2중대 같다”=홍 후보는 지난 2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보니 1ㆍ2중대 맞다”고 했다. ‘1ㆍ2중대’ 표현은 홍 후보가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두고 계속 주장해 온 프레임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두 분(문 후보와 홍 후보)이 1ㆍ2중대 같다”며 “서로를 필요로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던 게 두 정당”이라고 답했다. 홍 후보의 공격에 안 후보가 정면으로 반박한 첫 발언이었다.

▷“친북좌파니까 그렇죠”=거침 없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여러 차례 올랐던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안보관을 집요하게 지적했다. 지난 4월 13일 1차 TV토론회에서 홍 후보가 “주적은 문 후보다”고 하자 문 후보는 “내가 왜 주적이냐”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친북 좌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어이가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안보관 문제는 지난 2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도 이어졌다. 홍 후보는 “김정은과 북한 독재정권이 적폐가 맞냐”며 ‘사상검증’을 시도했다. 문 후보는 “적폐 맞죠”라고 답했다.

▷“45년 전 그 사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돼지발정제 성폭행 공모’ 논란으로 홍 후보는 지난 4월 23일 3차 TV토론회를 사과로 시작해야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 후보도 “홍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 한 번도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45년전 18살 때 고대 앞 하숙집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를 못 막았다는 것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계를 중심으로 홍 후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게 불거졌다.

▷“나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았다”=지난 2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선언하고 홍 후보를 지지했다. 유 후보는 이날오후 토론회에서 “이순신 장군을 생각한다. 12척의 배가 남았다. 국민께서 손을 잡아달라”며 “개혁 보수의 길을 계속 가고 싶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떠난 자리는 후원금과 당원가입으로 채워졌다. 바른정당은 지난 5일 논평에서 “평소 30배의 후원금이 모금됐고, 온라인당원가입은 평소 200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주적을 주적이라 말을 못하는 게 말이 되나”=유 후보는 지난달 19일 2차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정부 공식 문서에도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군 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토론회 이후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2016년 국방백서에는 ‘주적’이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다만, 백서는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 안보 위협”이라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적었다.

▷“여성을 종으로 보지 않으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지난 4월 19일 2차 TV토론회에서 ‘설거지는 하늘이 정한 여성의 역할’이란 홍 후보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홍 후보는 “‘스트롱맨’이라고 하길래 세 보이려고 발언했다. 실제로 집에 가면 설거지 다 한다”며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여성을 종으로 보지 않으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사과 요구에 홍 후보는 결국 “말이 잘못됐다면 사과하겠다”고 했다.

▷“굳세어라, 유승민”=심 후보는 지난 2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유 후보에게 “유 후보, 힘내라”고 했다. 심 후보는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들을 겨냥해 “자당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고 버리고 도주했다”며 “집에 불 지르고 야반도주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살지 마시라. 정계에서 은퇴하시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4월 25일 4차 TV토론회에서도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며 유 후보를 응원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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