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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인들은 신경 안쓰는데…24살 연상 예비 영부인 논란
-성차별, 노인차별 지적 제기
-트럼프ㆍ멜라니아 나이차와 같아…이중잣대 적용?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정작 프랑스인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데 남의 나라에서 예비 프랑스 퍼스트레이디의 나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오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면 39세 대통령, 63세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달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하자 미국, 유럽 언론들은 마크롱의 러브스토리를 주요 기사로 내보냈다.

지난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직후 부인 브리짓 트로뉴와 함께 지지자들 앞에 선 에마뉘엘 마크롱(출처=AP통신)

마크롱은 15살 때 24살 연상 유부녀 교사인 브리짓 트로뉴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트로뉴의 큰딸은 마크롱과 같은반 친구였다. 세아이의 엄마였던 트로뉴는 전남편과 이혼하고 2007년 마크롱과 결혼했다.

마크롱과 트로뉴는 7명의 손자도 두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손자들은 마크롱을 할아버지가 아니라 영어로 ‘대디(daddy)’라고 부른다.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결혼 생활에 프랑스 언론은 무심한 반면 해외 언론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영국 데일리메일은 마크롱의 시점에서 “세상 사람들이 나를 24살 연상과 결혼한 마마보이로 보면 어쩌지”라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이같은 기사를 예로들며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마크롱의 결혼에 대한 반응은 우리가 과거에 갇혀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 출신 배우 휴 잭맨의 부인도 13살 연상”이라며 “만일 마크롱이 당선되면 성차별주의자, 노인차별주의자들의 생각을 흔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코넬대학교 조교수인 페기 드렉슬러도 마크롱의 결혼과 관련 CNN에 “우리는 성차별주의자인가”라는 칼럼을 실었다.

드렉슬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0)과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46)도 24살 차이지만 별로 화제가 되지 않는다”며 “마크롱에 대한 관심은 성차별주의자들의 이중잣대인가?”라고 지적했다.

드렉슬러는 “프랑스 언론들은 마크롱의 결혼이 리더십이나 도덕성과 상관이 없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17살 어린 여배우와 바람을 피웠던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보다 마크롱이 더 떳떳하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전날 사진 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한 마크롱과 트로뉴(출처=AFP통신)

마크롱은 트로뉴와의 나이차가 공개되면서 한때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성애자인 남성은 연상인 여성과 사귀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에 따른 것이다.

마크롱은 동성애자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면서 “이는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동성애 혐오, 나이든 여성에 대한 혐오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프랑스 여성들은 마크롱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연상의 부인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을 용감하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한편 마크롱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공식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프랑스 퍼스트레이디는 공식적인 역할을 맡지 않았다. 마크롱은 퍼스트레이디가 유급으로 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뉴는 마크롱의 선거캠프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지난해 7월 마크롱이 파리에서 첫번째 유세에 나섰을 때 리허설 당시 트로뉴는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다, 목소리를 높여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른 연설에서 마크롱은 트로뉴에게 “자기(darling), 머가 잘못 됐지? 너무 길었나?”라고 물었다.

트로뉴는 2014년 마크롱이 경제장관으로 임명됐을 당시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지만, 이듬해 마크롱을 돕기 위해 교사직을 그만뒀다. 트로뉴는 남편의 인맥 구축을 위해 하루밤에 저녁모임을 두번 개최하기도 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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