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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의 무덤 대선테마주] 대선 테마株 속빈강정…시총 11兆 날아갔다
- 주식정보사이트ㆍ주식카페 3회 이상 추전 종목 163개 분석
- 대선테마주, 최고 시총 대비 30% 급락…2012년 대선 데자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대통령 선거에 편승해 투기 열풍 조짐을 보이던 정치 테마주들이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하며 속락하고 있다. 이상 급등 이후 정치 테마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무려 11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날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직후 불붙기 시작한 대선 테마주 투자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정치 테마주가 일시 급등했던 걸 목격했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열병처럼 증시에 퍼져나갔다. 여기에 증권정보사이트와 주식카페 등 주식정보 유통경로를 통해 대선 테마주가 범람, 무려 163개의 정치 테마주를 양산했다.


1일 헤럴드경제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증권정보사이트와 주식카페 등에서 3번 이상 중복으로 추천된 대선 테마주 163개 종목(코스피 48개, 코스닥 115개)의 시세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추적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들 종목의 주가는 롤로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결국엔 뒷걸음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8월말 22조9584억원에서 탄행정국과 유력 후보 부상, 당 경선 등 정치 이벤트를 거치면서 한 때 최고 33조4506억원까지 치솟아 45.7%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4월28일 종가기준 163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2조3768억원으로, 테마주 투자열풍이 불기 전인 작년 8월말보다 오히려 2.6% 하락했다. 최고점 33조4506억원 대비로는 33.1%(11조738억원)나 급감한 것이다. 


대선 테마주의 출렁임은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156개 대선 테마주는 한때 폭등세를 보였으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해, 선거 일주일 전에는 최고 시총대비 51.5%(14조원)나 폭락했었다.

올해 대선 테마주로 부각되며 뜨겁게 시장을 달궜던 종목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혔던 DSR제강은 지난해 8월말 4160원에서 1만7400원으로 한때 318%나 폭등했지만, 지난달 말 현재 918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는 최고가 대비 47.24% 급락한 것이다.

대선 테마주의 최근 8개월간 주가변동률은 시장 평균수익률에 못미쳤다. 48개 코스피 대선 테마주의 지난해 9월이후 평균 주가변동률은 5.4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변동률 8.39%를 밀돌았다. 115개 코스닥 대선 테마주는 평균 주가변동률이 -12.71%로, 코스닥 지수 변동률 -5.34%보다 낙폭이 컸다. 대선 테마주의 8개월평균 주가변동률은 -7.35%였다.

한편 대선 테마주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인맥ㆍ학맥 등 대선 후보 관련주가 최고가 대비 평균 45.51% 급락해 정책ㆍ공약 관련 테마주의 평균 하락률(-8.99%)보다 하락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의 급등락은 결국 ‘정경유착’이라는 폐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선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이 주로 지연, 학연에 연관됐을 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실제 기업 경영진과 대선 후보가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선거 결과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대선 테마주들이 실적 개선과 무관하게 급등한 경우가 많아 선거일이 다가오면 이전 주가로 회귀하는 현상이 크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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