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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전안법 포비아’ 확산에…정부 ‘국내외 실태조사’ 착수, 대안 나올까?
소진공 ‘전안법 소상공인 영향 심층조사’ 착수
7월말까지 연구 끝내고 법률 개정 토대 삼을 듯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부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의 국내외 시행 실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안법의 시행 일자가 오는 12월 31일까지 한 차례 유예됐지만, 소상공업계에서는 여전히 “영세 사업자 피해 방지를 위한 법률 개정안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늦어도 오는 7월 말까지 연구를 마무리 짓고 법률 개정안 도출의 근거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은 최근 ‘전안법 시행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전안법 조항 중 소상공인에 직ㆍ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련 지원방안 및 법률 개정안의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품목별 안전인증을 받는데 수십만원이 든다”는 등 불안감을 조장하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기관 22곳도 심층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사진=전안법 시행의 핵심인 ‘KC인증’ 마크.]

정부는 “기술 융ㆍ복합 신(新)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안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지난 1월 28일 전안법 시행을 시도한 바 있다. 기존 ‘전기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 및 공산품관리법’을 하나로 통합, 의류ㆍ신발ㆍ완구ㆍ장신구ㆍ가구 등 대부분의 제품에 ‘KC인증’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터넷 판매업자의 안전인증 정보 게시도 의무화됐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중복인증을 줄이고 제품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소규모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병행 수입하는 자영업자, 보세의류 판매 및 해외구매 대행업체 등이 KC인증 부담까지 떠안게 되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섬유ㆍ생활용품 제조업체 31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63.9%가 경영활동 피해를 예상했다. 또 53.4%는 ‘인증비용 부담’을 가장 큰 피해 원인으로 꼽았다. 전안법에 ‘소통 없이 졸속 통과된 악법’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이에 따라 소진공은 ▷전안법 시행 시 추가 검사비용 ▷제조ㆍ판매 기간 연장 및 유행변화 대응 실패로 인한 예상 매출감소 규모 ▷인터넷 안전인증 정보 게시가 어려운 수입품목 사례 ▷병행수입 및 구매대행 업체의 검사비용과 소요기간 등을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전안법 팩트체크’에 나선 셈이다. 소진공은 특히 단순한 ‘양적조사’ 대신 ‘심층면접’을 진행하기 위해 법 적용 대상 업체 및 대표단체 90여곳을 연구 표본으로 뽑았다.

한편, 전안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장 자율성을 일부 강화한 절충안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활용품은 안전인증을 의무화하지 말고 자율로 맡겨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으로 삼자”고 주장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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