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선3사 흑자전환 전망… ‘셰일좀비’ 복병
- 현대·삼성·대우… 모처럼 3사 모두 1분기 흑자 유력
- 지난해 가혹한 구조조정에 따른 흑자로 분석
- 유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져… ‘셰일 좀비’ 여전한 변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오는 27일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조선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외형상 전망은 밝다. 조선3사 모두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따른 흑자 성격이 강하고 더딘 업황 개선에다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수주잔고 감소 등은 조선사들이 1분기 영업흑자를 마냥 반기기는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24일 조선업계와 증권가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3515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315억원 규모의 영업 흑자가, 대우조선해양도 소폭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성립 사장은 최근 “1분기 흑자”를 공언해 둔 상태다. 예상대로 실적 발표가 나올 경우 현대중공업은 5개 분기 연속, 삼성중공업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며,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조원이 넘는 적자 이후 첫 흑자전환 기록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르면 27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당초 5월초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대우조선은 경우 5월초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4월의 마지막 영업일인 28일에 실적발표를 고려중이다.

조선3사가 나란히 흑자 발표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기뻐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실시한 구조조정에 따른 흑자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발표한 각사 사업보고서 기준 현대중공업의 직원수는 2만3077명으로, 1년전(2만7409명)보다 30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조선 직원수는 1만1261명으로, 1년전발표(1만3199명)때보다 2000명 가까이 직원 수가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 직원수는 1만1897명으로, 지난해 사업보고서(1만3974명) 발표 때보다 2000명 넘는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앞장서 구조조정을 진행시킨 결과다.

각 사들이 보유한 수주 잔고는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연적임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수주잔고는 103척(326억달러)이고, 삼성중공업은 90척(276억달러)에 불과하다. 대우조선은 114척(346억달러)다. 이는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통상 1년여치 가량의 일감밖에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경우 일감 부족으로 인해 오는 6월 사실상 가동중단이 유력한 상태다.


극심한 수주 절벽 상황이 지속되고 조선사들의 영업수익성이 떨어지자 4월들어 신용평가사들이 줄줄이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재무구조에 부담이 된다. 신용이 낮아질 경우 더 많은 이자를 은행측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부정적)로, 현대미포조선은 BBB+(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도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하향했고,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이 와중에 국제 유가가 또다시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조선 및 해양 산업의 업황 개선 시점을 더 뒤로 물러나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9.39달러를 기록해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상승세던 WTI 가격이 50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진 것은 셰일가스 업체들이 또다시 대규모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에선 셰일가스 생산 업체들을 ‘셰일좀비’라고 부른다. 이들 회사들은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설 경우 생산을 재개하고,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생산을 멈춘다. 국제 유가가 5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 50달러인 영향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LNG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수주는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세다”면서도 “조선해양 부문은 여전히 유가 의존 경향이 높다. 1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여전히 업황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