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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의 어머니’홍은혜 여사, 영면에 들다
故 손원일 초대 해참총장의 부인
향년 100세…한평생 해군과 고락
군가 작곡 등 해군 발전 큰 공헌
삯바느질로 전투함 자금 모금도


영원한 대한민국 ‘해군의 어머니’이자 고(故)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홍은혜<사진> 여사가 19일 오전 8시4분 별세했다. 향년 100세.

홍 여사는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22세 때인 1939년 3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음악과를 졸업한 당일 당시 30세였던 손원일 제독과 결혼했다.


홍 여사는 이후 손 제독이 현재 해군 창설기념일의 뿌리가 된 1945년 11월11일 해방병단(해군의 전신)을 창설하고 초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순간부터 일평생을 해군과 해군장병, 그리고 6ㆍ25전쟁 전사자 유가족들을 위해 헌신해 해군장병들로부터 ‘해군의 어머니’로 존경받아왔다.

해군은 지난 2015년 8월 호국음악회를 열고 홍 여사의 백수(白壽) 생일상을 차리기도 했다.

해군 70여년 역사와 함께 한 홍 여사가 ‘해군의 어머니’로 사랑과 존경을 받은 건 단지 손 제독의 부인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홍 여사는 해군 군적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해군발전에 끼친 공헌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전공을 살린 다수의 군가 작곡이 대표적인 예다. 홍 여사는 초창기 해군사관생도들이 일본군가에 한국 가사를 붙여 군가를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직접 곡을 만들었다.

“우리들은 이 바다 위해 이 몸과 맘을 다 바쳤나니. 나가자! 푸른 바다로 우리의 사명은 여길세”라는 구절의 해군 최초의 군가 ‘바다로 가자’를 비롯해 ‘해군사관학교 교가’, ‘해방행진곡’, ‘대한의 아들’ 등 지금도 즐겨 불리는 군가 다수가 고인의 손에서 태어났다.

홍 여사가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 구매를 위해 해군장병 부인들과 함께 삯바느질로 전투함 구매 자금을 모으고 이에 감복한 이승만 대통령이 돈을 보태 함선을 도입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홍 여사는 아울러 손 제독이 1957년 서독 공사에 이어 이듬해인 1958년 첫 서독 대사로 독일에 부임한 이후에도 각별한 내조로 유럽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특35호(02-3010-2295), 영결식은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거행되며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손명원 헤럴드고문(현대중공업ㆍ쌍용자동차 사장 역임)·동원 미국 오클랜드시 건축사·창원 등 3남, 손녀 손정희 도예가, 손녀사위 홍정욱 헤럴드ㆍ올가니카 회장이 있다. 고(故)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과 사돈 관계이기도 하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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