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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주주도 CEO도 모두 법정에…얄궂은 BNK지주의 현실
주가조작 혐의 성세환회장 구속
국민연금·롯데그룹이 양대 지주
문형표·신동빈 이미 기소된 상태
비상경영위 가동에도 한계 우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식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성세환(65) BNK금융지주 회장이 18일 구속 수감됐다. BNK금융지주는 그룹비상경영위원회 가동에 들어갔지만, 경영공백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1,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롯데그룹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문형표 전 이사장과, 신동빈 회장이 이미 기소된 상태여서다. 경영권과 주주권이 동시에 공백을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BNK금융은 그간 자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일부 기업인의 BNK금융 주식 매수는 자발적인 것이었으며, 매수 권유가 있었더라도 통상적인 기업설명(IR) 활동 수준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내부적으로 ‘구속 사태’까지는 맞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김석수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성 회장과 BNK 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낸 계열사 사장 김모(60) 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BNK금융그룹은 당장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날부터 가동했다. 위원장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자금시장본부장을 겸직하던 박재경 부행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담당하고 비상경영위원은 지주 및 부산은행의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다.

비경위 가동에도 불구하고 경영공백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BNK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방은행그룹이다. 새 정부 출범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만큼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경영효울을 크게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성 회장은 돈을 다루는 금융기관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사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후임자를 뽑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말 롯데그룹을 제치고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BNK금융지주의 지분 12.40%를 보유 중이다. 그런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외압 혐의 등으로 문형표 전 이사장이 현재 구속기소된 상태다. 사임은 했지만, 아직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권자 자리는 공석이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또한 최근 불구속 기소돼 매주 3차례 이상 법정에 출석해야 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엘시티 사건 당시부터 흔들리던 경영체제가 국민연금과 롯데그룹 등 주주사들의 불안 요인으로 사전에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하며 수장의 구속 사태로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주가시세 조종을 사실상 지시한 혐의를 두는 성 회장과 주가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 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BNK 금융지주의 주가조종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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