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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끝까지 모른다, 베일보터(veil voter)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대선이 누구도 장담키 어려운 박빙구도로 이어질수록 결국 승패는 ‘베일보터(veil voter, 가려진 유권자)’에 달렸다.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잡히지 않는 ‘숨은 유권자’, 투표하더라도 막판까지 저울질하는 ‘망설이는 유권자’, 뚜렷한 지지자가 없어 투표를 포기할 ‘떠나는 유권자’ 등이다. 유형에 따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ㆍ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불리도 엇갈린다.

▶지지후보 있지만 침묵, ‘숨은 유권자’ = 숨은 유권자의 대표적인 예가 농촌 표심과 소위 ‘샤이 보수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돼 있는 유권자층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은 몰표지역이 있다”며 농촌지역과 보수층을 꼽았다.

한국갤럽의 최근(4월 11~13일) 여론조사를 보면, 농ㆍ임ㆍ어업 종사자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사례수가 부족해서다. 미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의 표본오차도 ±21.4%포인트에 이른다. 이는 농업 종사자의 A후보 지지율이 40%로 나왔다면, 실제 지지율은 18.6~61.4% 사이에 있다는 뜻이다. 여론조사론 무의미하다. 화이트칼라(±5.3%포인트), 가정주부(±7.5%포인트) 등과도 격차가 크다. 농촌 표심 뿐 아니라 탄핵 정국의 여파에 따른 ‘샤이 보수층’도 베일보터로 꼽힌다.

숨은 유권자 중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층 지지가 강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 원내대표는 “막상 선거 결과가 나오면 보수성향 후보가 여론조사보다 훨씬 더 많이 득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대비하는 게 민주당의 큰 과제”라고 밝혔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투표해도 지지자는 고민, ‘망설이는 유권자’ = 한국갤럽 조사에선 응답자의 36%가 ‘상황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향후 사소한 말실수나 TV토론 등으로 지지자가 뒤바뀔 수 있다. 특히나 정보접근성이 높은 젊은층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 ‘지지자를 바꿀 수 있다’는 비율은 20대 58%, 30대 41%, 40대 33%, 50대 30%, 60대 이상 26% 등으로, 20대에 가까워질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적지 않다. 지지 후보 설문조사에서 ‘없거나 유보하겠다’는 응답이 10%를 차지했다. 지난 대선에서 현 대선과 동일한 시기(선거 20일 전)의 한국갤럽 여론조사(2012년 11월 26~30일)에선 ’없거나 유보하겠다’는 응답이 12%를 차지했었다(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투표 포기할 ‘떠나는 유권자’ = 대선 초기의 예측과 달리 최근엔 이번 대선 투표율이 의외로 높지 않으리란 전망이 제기된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tbs 라디오에 출연, “과거의 양강구도가 아닌, 구(舊)야권끼리 싸우는 측면도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투표했던 유권자 중 빠질 분들이 생길 것 같다.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력한 보수진영 후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이번 대선 내내 중도ㆍ보수층은 표류해왔다. 이들 중 끝내 투표를 포기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선거일이 황금연휴에 껴 있고, 최근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면서 ‘모든 후보가 다 싫다’는 식의 분위기도 확산될 조짐이다. 문재인 캠프의 한 중진 의원은 “문 후보의 지지층은 충성도가 강하다. 투표율이 높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안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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