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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매 맞는 카드사①] 돈장사로 폭리?…뒷걸음치는 기업가치
사용액 늘어도 이익 감소
주가 등 10년 전만도 못해
저금리 혜택도 점차 줄어
신평사 “사업전망 부정적”

‘장미대선’에서도 유력 대통령 후보들이 일제히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영세사업자와 골목상권 보호가 이유다. 신용카드사들은 속수무책이다. 이미 여러차례 항변을 해왔지만 “돈 장사로 떼돈을 벌지 않느냐” “배부른 소리”라는 여론의 ‘뭇매’만 초래했다. 국내 카드사들의 지난 해 순이익은 저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하락에도 불구하고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주요 카드사들의 기업가치는 최근 계속 내리막이다. 이러다보니 비용절감을 위해 민간소비를 자극할 부가서비스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서민들의 이자비용 증가로 귀결될 ‘대출수익’은 늘리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헤럴드경제는 수수료 강제인하가 카드 업계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분석했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신용카드업 전망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한기평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가맹점수수료 인하 같은 당국 규제 등으로 사업환경이 ‘비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한신평도 소비 침체와 카드시장 성숙기 진입에 따른 외형 성장 둔화, 시장금리 상승, 중금리 대출 경쟁 심화 등의 요인을 들어 사업환경을 ‘비우호적’으로 평가했다. 나신평은 카드 이용실적 둔화 및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수익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올해 단기적 산업위험 수준을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진 지는 오래다. 신용카드 발급량은 2011년 1억2214만장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9232만장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에도 9564만장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성인 1인당 신용카드는 1.98장으로 2015년(1.91장)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경제활동 인구로 좁혀도 1인당 카드 소지 규모는 작년 6월 말 기준 3.4장으로 카드사태 직후인 2004년 말(3.6장) 때에도 못미친다.

지난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8134억원으로 2015년(2조126억원)보다 1992억원(9.9%) 감소했다. 2013년(1조7008억원) 이후 3년 만에 업계 당기순익이 1조원대로 되돌아왔다.

꾸준히 이어진 수수료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이용액이 늘어나 이를 상쇄했는데, 지난 해에는 이런 효과마져도 한계에 달했다. 지난해 카드 이용액(746조원)은 전년대비 12%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과 대손준비금 등으로 8010억원을 더 지출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저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감소와 카드론 이용액(38조6000억원)이 10% 확대되며 이자수익이 2792억원 증가하지 않았더라면 수익성은 더 악화됐을 것이란 평가다.

시장에서 신용카드 업을 보는 눈도 싸늘하다.

전업계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 현주가는 3만8000원 선이다. 2007년 6월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 4만8000원에 한참 못미친다. 10년간 기업가치가 오히려 더 떨어졌다는 뜻이다.

현대카드도 마찬가지다. 2005년 GE캐피탈이 현대카드 지분 43%를 살 때 치른 값은 6783억원이다. 그런데 올초 GE캐피탈이 이 지분을 현대커머셜과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판 값은 주당 9779원 씩 총 6750억원이다. 배당소득이 있었다지만 12년간 주당가치에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지난 2008년 현대커머셜이 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지분 5.55%를 인수할 때 치른 가격은 1138억원, 주당 1만2800원이었다. 최근 9년새 기업가치가 뒷걸음질 한 격이다.

박일문 한신평 연구위원은 “비용부담으로 인한 수익구조 하락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비용통제에 실패한다면 건정성에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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