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총각 반찬가게’블루오션으로…
1인가구·맞벌이부부 증가영향
테이크아웃 판매에 창업비 ↓
2030 예비창업자들 문의 쇄도


#1. 맞벌이 부부인 김성현(남ㆍ33) 씨와 이수인(여ㆍ33) 씨는 퇴근시간에 같이 장을 보곤한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부모님이 보내주신 반찬을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 동네 반찬가게에서 해결한다. 이 씨는 “동네에 생긴지 얼마되지 않지만 직접 조리하는 것도 볼 수 있어 먹거리에 신뢰가 간다”며 “일주일에 2~3번은 반찬가게에 들린다”고 했다. 

#2. 친구인 박모(27) 씨와 최모(27) 씨는 작년 10월에 아파트단지 내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이들은 요리사 자격증을 따서 조그마한 음식점을 차렸지만 1년여만에 문을 닫고 반찬가게로 업종을 전환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젊은 남자들이 운영하는 반찬가게라 신기한 생각에 손님들이 들렀다”며 “하지만 조리과정 등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아 주부나 신혼부부 등 단골들이 꽤 늘었다”고 했다. 박 씨와 최 씨처럼 경기 불황으로 창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반찬가게 등으로 업종전환한 창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종전환형 반찬가게 창업이 2030의 유망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의 한 반찬가게에서 여성고객이 반찬을 고르고 있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일반주점 사업자는 5만5761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1% 감소했다. 1년 새 3600곳이 폐업한 것으로 하루 평균 10곳 가량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박 씨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2차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족이 증가하는 등 여러사회적 분위기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이로인해 의욕적으로 창업했던 음식사업을 접었다”고 했다. 하지만 박 씨는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첫번째 창업엔 실패했지만, 뭔가가 보였다.

동업자인 최 씨 역시 “1인가구의 증가로 혼밥ㆍ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음식점은 잘 안되겠지만, 반찬가게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매출이 그럭저럭 잘돼 그런 생각은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요즘 반찬가게 창업이 소자본 창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박 씨나 최 씨 처럼 2030세대가 반찬가게 시장으로 달려드는 흐름도 뚜렷하다. 소자본으로 열정만 있으면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귀띔이다. 물론 무엇보다도 매장 위치가 좋아야 한다고 한다.

반찬가게 등 최근 유행하는 창업 업종의 공통점은 비용 최소화다. 실제 업종전환 창업이 최근 주목을 받으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인테리어 비용이나 설비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홀로족들을 겨냥해 ‘테이크아웃 방식’을 택하면서 매장의 크기를 대폭 줄이면서 초기 자금을 덜 들이는 방식이 새로운 창업 트렌드로 부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창업시장은 활발한 상태로, 차별화 전략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다. 한식 포장 전문 프랜차이즈 ‘국사랑’은 약선 조리장이 만든 저염식 레시피로 간단한 반찬부터 탕, 찌개, 전골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특히 나홀로족을 겨냥한 테이크아웃 스테이크 전문점도 등장했다.

스테이크보스는 음료와 맥주, 스테이크를 전용 용기에 담아 한 컵에 제공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 1인가구에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바쁜 일상으로 식사빵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자, 식빵도 업종전환 창업 유망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자연발효식빵 전문점 ‘한나식빵’은 속이 편안한 유기농 식빵으로 10평 이하 소규모 본점에서 월 매출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예비창업자들의 빗발치는 문의를 받고 있다. 작은 공간을 활용해 테이크아웃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역시 자본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커피나 디저트카페 창업은 여전히 인기다. 디저트카페 ‘카페띠아모’는 자금과 매장 형태에 따라 맞춤형 창업형태를 제공한다.

한 프랜차이즈 대표는 “업종전환 창업은 투자비가 적어 특히 불황기에 주목을 받는다”며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음식점→반찬가게’ 등 이를 반영한 업종전환 창업은 점점 늘 것”이라고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