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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 때리는 봄 ①] 꽃바람 타고 왔다…코를 간질이는 그 녀석!
-참나무 등 풍매화 봄철 알레르기 비염 주범…만성질환땐 집먼지진드기 등 제거 필수

# 회사원 김모(34) 씨는 해마다 봄이면 괴롭다. 화창하고 따스한 날씨와 벚꽃 등 사방에 핀 봄꽃 덕에 야외로 외출해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 씨에게는 해당 사항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어, 지금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업 관련 부서에 있는 그는 요즘 고객과 만날 때마다 나오는 잦은 콧물과 재채기가 곤혹스럽기만 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흔한 질환으로 집먼지진드기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비염과 요즘 같이 봄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계절적인 비염이 있다. 때문에 특히 호흡기ㆍ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봄 나들이에 앞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한 정보를 먼저 파악하고 대처법을 잘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될 경우 자가 진단해 알레르기약을 복용하지 말고, 알레르기 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 “참나무 등 풍매화가 봄철 알레르기 비염 일으켜” =봄철 비염을 일으키는 주 원인은 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너도밤나무 등이다. 흔히 꽃가루라 불리는 나무의 씨앗은 크기가 너무 작아 현미경으로나 겨우 관찰될 정도다.

김성완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곤충의 도움으로 꽃이 피는 충매화가 아닌,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풍매화가 비염을 일으킨다”며 “화분(花粉)이 작고 가벼워서 날아가기 쉬운 풍매화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나들이 가는 곳 주변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나무가 없다고 해 안심할 수는 없다”고 했다.

참나무에 속하는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은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식물이며, 전국 각지의 산에 관상수로 흔히 심어진 자작나무나 경기 이남의 냇가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느릅나무, 추위에 약해 남부 지방,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일본 원산의 삼나무도 지역적 특성을 보이며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킨다.

▶ “비염이라고 자가 진단하는 것은 금물” =알레르기 비염은 코가 가렵고 연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증상을 보인다. 감기와 달리 열은 없지만 아침 시간대에 재채기와 콧물을, 밤에는 코막힘을 주로 호소하고 이로 인한 목 증상, 때로는 두통, 눈물, 충혈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김 교수는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봄이나 가을 같은 환절기에 감기를 꼭 앓고 지나간다면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며 “증상만으로 비염이라고 자가 진단해 항히스타민제 같은 알레르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길 수 있듯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에서 반응을 보거나 혈액을 채취해 검사할 수 있으며, 최대 1주 전 감기약이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경우에는 혈액에서만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의의 견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는 1년 내내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대부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봄과 가을이면 2~3개월동안 대기 속을 날아다니는 꽃가루 때문에 발생하는 알레르기는 한꺼번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생리식염수로 콧속 씻어 내면 도움” =봄철 꽃놀이를 떠날 때 일반적인 알레르기 비염 예방법은 외출 시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알레르기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집안 창문을 굳게 닫아 바람을 통해 집안으로 날아드는 꽃가루를 방지하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귀가 후엔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면 환기에 좋다. 손을 잘 씻고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씻어 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집에 들어오기 전 겉옷을 집 밖에서 털고 샤워 시 몸과 머리를 잘 씻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침실로 유입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고 했다. 평소에는 집안을 깨끗이 해 꽃가루, 황사는 물론 집 먼지, 곰팡이 등 알레르기 원인까지 제거하면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적극적인 예방법으로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오기 일정 기간 전부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면 심한 증상 없이 계절을 넘길 수 있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한 환자는 나들이를 떠나기 전 항히스타민제제 같은 응급 약품을 챙기는 이도 중요하다”며 “유독 건조하고 꽃가루가 많아지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창문을 닫아 꽃가루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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