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0만원 해외송금에 3만5000원” 은행은 왜 수수료를 못 낮출까?
환전·송금수수료에 전신료…
우대혜택 모두 받아도 1만원
카카오뱅크는 3000원대 장담


카카오뱅크가 해외송금수수료를 10분의 1로 낮추는 등 수수료 인하 경쟁의 포문을 열면서 은행들의 높은 송금수수료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갓 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이를 크게 낮출 수 있는데, 수십 년간 노하우가 쌓인 은행들은 왜 못하냐는 것이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결과 은행에서 100만원의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로 보내려면 고시된 수수료를 모두 낼 경우 3~4만원이 든다.

우선 외화로 바꾸면서 환전수수료를 내야 한다. 국내 수요가 많은 미국 달러는 스프레드가 1.75%선, 유로화는 2%, 위안화는 3~5%가량된다. 1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하면 1만7500원을 공제하고 외화로 바꾼다는 뜻이다.

환전 후에는 송금 수수료를 내야 한다. 송금 수수료는 이체금액에 따라 다른데, 100만원은 비교적 소액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교적 적은 5000원~1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신료’라는 수수료가 추가되는데, 이는 해외 현지은행과의 대차거래 비용이다. 이 비용은 대부분 은행이 송금액과 상관없이 8000원을 받는다. 따라서 100만원을 달러로 송금하면 환전수수료(1만7500원)와 송금 수수료(1만원), 전신료(8000원) 등 총 3만55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보통 이 수수료들을 모두 내진 않는다. 은행들이 ‘고객 우대’라는 이름으로 할인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환전수수료는 영업점에서는 최대 80%, 인터넷은행에서는 90%까지 우대를 해주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은행에서 환전하면 수수료가 1만7500원에서 1750원으로 줄어든다.

송금수수료 역시 할인의 기회가 있다. 인터넷뱅킹으로 송금을 하면 창구수수료의 50%만 받는다. 일부 은행에서는 글로벌 직불카드를 만들거나 유학생 등록을 하면 수수료를 아예 안 받기도 한다. 1만원의 수수료가 5000원 혹은 ‘제로(0)’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신료는 할인해주는 은행이 없다. 산업은행과 NH농협은행(각각 5000원)을 제외하곤 모두 8000원이다. 결국 은행이 제공하는 우대 혜택을 모두 받아도 1만원은 내야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수수료를 어떻게 10분의 1수준인 3000~4000원으로 줄일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환전 및 송금수수료를 모두 면제하고 전신료 역시 일부만 받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신료에도 은행 마진이 일부 있는 만큼 이 부분을 포기하면 수수료를 1만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복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국제 금융결제망을 이용하면서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은 마진을 포기하거나 역마진을 감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