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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제약기업 연구개발 투자 현황]신약개발 → 고수익 → R&D 재투자…선순환 구조에 집중을
글로벌 제약사 상위 9곳
매출액 대비 19.2% 투자
BMS는 무려 30%까지 투입

국내社들도 R&D 공감대 확산
2010년 평균 9%까지 늘어나
혁신형 제약기업은 14%까지


제약업계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집중’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금액은 매출액의 10%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평균 20%를 투자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그 비중이 절반 정도로 낮다.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을 위한 신약개발을 위해선 보다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사들도 연구개발 비중 확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제약산업의미래를 기대해 볼 여지도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 ‘한미’ 16%대…상위 7개사 평균 10%=매출액 기준 상위 제약사 7곳의 최근 3년(2014~2016년)의 매출액, 연구개발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로 약 10%의 비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연구개발 비중을 보인 제약사는 한미약품이었다. 한미는 3년 평균 매출액 1조51억원 중 1674억원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16.66%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업계 1위 유한양행은 3년 매출액 평균 1조1556억원 중 72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6.26%의 낮은 연구개발 비중을 보였다. 녹십자도 9.4% 비율로 10%에 도달하지 못했고 올 해 1조 클럽에 가입한 광동제약의 경우엔 3년 평균 연구개발 투자비가 57억원으로 연구개발 비중이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12%, 종근당 13.6%, 동아에스티도 11.5%로 국내 상위제약사 중 연구개발 비중이 15%를 넘긴 곳은 한미약품뿐이었다. 다만 지난 해 매출액 1386억원의 중소제약사 부광약품은 연구개발비로 254억원을 투입하며 18%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셀트리온제약 역시 매출액 1048억원 중 17%(181억원)를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 연평균 7조원 연구개발에 투자…매출액의 19%=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는 보다 강하다.

블룸버그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9곳의 연평균 연구개발 비용은 평균 68억 달러 즉 7조원에 이른다. 9곳의 제약사는 노바티스,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GSK, BMS, 일라이 릴리 등이다.

특히 노바티스와 존슨앤존슨의 경우 매년 10조원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이 한국 의약품 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의 자금을 연구에 투자하는 셈이다. 물론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규모 자체가 차이가 있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금액을 자체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에 어느 정도 비율을 투자하는지는 충분히 비교 가치가 있다. 신약개발에 대한 제약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 9곳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평균 19.2%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BMS의 경우 매출액의 30%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일라이 릴리가 24.3%, 아스트라제네카가 23.6%로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가장 적은 존슨앤존슨의 경우에도 매출액의 12.3%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글로발제약사들의 원가율은 평균 28.8%로 낮아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해도 약 20%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개발로 높은 이익률을 얻고 이를 또 다시 R&D에 재투자해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는 선순환 단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것이 제약사들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인데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이런 선순환으로 진입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에 대한 공감대 형성…5%에서 9%로=국내 제약산업이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고무적인 건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런 공감대가 점차 확장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상장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비중은 5%에 머물렀다. 이는 제네릭 중심의 영업 활동에 중점을 뒀던 제약 환경 탓이었다. 하지만 2010년이 되면서 연구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비중은 9%까지 올라갔다.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자는 취지로 실시되고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평균 연구개발 비중은 14%까지 올라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아직 미비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사들도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가 높은 만큼 그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도 “200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경쟁으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지 못했지만 2010년대에 들어 해외시장의 매출을 늘리고 연구개발 비중을 높여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현재의 성적은 부족하지만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가 잡혀감에 따라 향후 제약업계의 미래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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