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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르고 또 오르고…서민가계 ‘힘들다 힘들어’
-생활물가 1년전보다 2.8% 올라
-귤 106%, 오징어 46%나 ‘껑충’
-불황에 서민들 체감지수는 급등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민들 살림살이가 팍팍해 지면서 얇아진 지갑은 열기가 더 힘들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2.2% 올랐다.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는 농ㆍ축ㆍ수산물 등 먹거리 가격의 고공 행진이 물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높아졌다. 지난 2012년 6월 2.2%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5~1.5% 사이를 오갔지만 올해 들어 지난 1월 2.0%, 2월 1.9% 등 높은 상승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밥상물가 관련 이미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생활물가 역시 1년 전보다 2.8% 상승해 2012년 1월(3.1%)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밥상물가’인 신선식품지수가 1년새 7.5%나 급등하며 전체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농ㆍ축ㆍ수산물에서는 귤(106.2%)이 두배가 넘게 뛰면서 과일류가 평균 15.7% 올랐고 오징어(45.6%) 등 생선ㆍ조개류도 5.5% 상승했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 이후 품귀 현상이 나타났던 달걀 가격도 1년 전보다 43.1%나 높았다. 공업제품 중에는 휘발유(12.4%), 경유(18.2%), 자동차용 LPG(15.8%)의 물가가 치솟았으며 전기ㆍ수도ㆍ가스 중에서는 도시가스가 1년 전보다 3.9%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이 커진것에 대해 “AI와 구제역 여파로 계란과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이 상승해 물가를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연초부터 소비자물가 무섭게 오르자 얼어붙은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하면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 소비 침체는 가계소득 감소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불황속에 일부 생필품을 중심으로 물가만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는 등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적지만 국제유가 등 변동요인이 있기 때문에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세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함께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인구 구조 변화가 인플레이션 장기 추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매년 평균 1%포인트 하락하면 202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 장기 추세가 0.02∼0.0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정점(73.4%)을 찍고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2065년까지 장기 수요를 연평균 0.9%포인트씩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변화가 국내 자산가격 및 실질임금 하락 등으로 이어지면서 시차를 두고 2020년대부터 인플레이션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처럼 고령화가 장기간 진행된 뒤 이런 영향이 본격화된다면 인플레이션 하락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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