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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 유럽 순방 동행기] “워커홀릭 박원순이 변했다?”… 불출마 선언후 여유찾고 5년뒤 서울구상
-“디테일 벗고 서울시민 미래 행복한 생활 만들겠다” 미래 비전 재무장
-“대선 불출마 선언은 나 스스로 생각해 보니 준비 부족 인식 결과” 일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번 임기 끝날때 까지 서울 챙기기에 올인”
-“남은 1년 잘하고 3선 도전 결정”…“1ㆍ2부시장 잘하고 있다” 유임 암시

[헤럴드경제=(런던) 이진용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1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6박 8일간 프랑스 파리와 오스트리아 빈 그리고 영국 런던을 들러 도시 외교 강화와 도시재생지역 현장을 찾아 서울에서 접목할 부분을 찾고 지난 6년여간 서울시장의 성과를 되돌아 보기 위해서 였다.

[사진설명=박원순 서울시장이 안 이달고 파리시장(왼쪽), 사디크 칸 런던시장(가운데)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국제자동차환경등급제 도입을 발표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해외 순방을 나설때 유럽, 중국, 동남아 등을 동행 취재했던 기자로서는 박원순 시장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 해외 순방때 ‘워커홀릭 박원순’이라고 표현했던 기사를 이번에는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했다. 박시장의 해외 출장은 서울시청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숨쉴틈도 안준다고 악명(?)이 높았다. 애연가인 기자가 담배 한개피 즐길 시간도 없을 정도의 스케줄에 파김치가 돼 돌아와서 바로 노트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나면 하루 너댓시간 자기도 힘들 정도의 스케줄을 감수해야 만 했었다.

그러나 이번 박시장의 유럽 3개국 수도 순방은 확실히 달랐다. 지난 6년간 박 시장의 어깨를 짓눌렀던 대선후보 타이틀을 스스로 내려 놔서였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여유가 있었다. 일, 일, 일에서 벗어나 수행 공무원을 챙기는 모습하며 동행 기자단들도 뒤돌아 보며 “고생한다”는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짧게는 1년 2개월뒤 서울시장 3선을, 길게는 6년뒤 대선을 생각하며 비로서 ‘나를 위한 서울시’를 벗어나 ‘시민을 위한 서울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파리에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에 도착 첫날을 가볍게 몸을 풀었다. 과거 같았으면 도착과 동시에 행사장이나 현장을 달려갔을 박시장이다. 이튿날 오전 9시 자동차 제조사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으로 서울시가 할수 있는 도시외교를 시작했다.

이어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안 이달고 파리시장,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국제자동차환경등급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하고 파리 특파원과 간담회와 기후리더십그룹인 C40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OECD에서 강연 했다.

파리에서의 이틀 일정후 바로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했다. 과거와 변함없이 일정은 빡빡했다. 그러니 일정이 빡빡할뿐 박원순 시장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사진설명=박원순 시장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스저장시설을 아파트로 재생시켜 세계적 명소로 만든 가소메타 시티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시장이 변한 것은 여유뿐만이 아니었다. 항상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수첩도 없어졌다. 메모광으로 불렸던 그가 디테일에서 미래비전으로 마인드를 전환한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동실천이다. 과거 일일이 메모해 세세한 것까지 챙겨 스스로 ‘박주무관(7급공무원)’이라고 했던 그로서 할수 있는 최대의 변신이다. 미래비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졌다. 답답한 현실정치 이야기는 기자들이 질문해도 간단한 답변으로 응수하고 5년뒤 10년뒤 서울시에 대한 질문에는 각종 사업을 일일이 거론하며 지금의 팍팍한 서울살이가 그때 가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답을 내 놨다.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 과거와 달리 높아졌다. 최근 정무라인을 대폭 교체한 상황에 오는 7월 인사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 1ㆍ2부시장이 잘하고 있지 않냐”며 “잘하고 있는 사람을 지금 논할 이유가 있냐”고 말해 유임을 암시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 하며 “너무 사람이 자주 바뀌게 되면 일의 진행이 끊어 진다”며 “지금까지 벌인 각종 사업을 마무리 하기 위해서라도 3선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선 불출마 선언은 나 스스로 생각해 보니 준비 부족 인식 결과”라며 현재 맡은일에 충실히 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할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시장은 그 사이사이 아이폰으로 사진을 직접 찍거나 또는 궁금하거나 알아봐야 할 사항은 SNS로 즉시 서울에 보내 현재상황과 서울에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했다.

박시장의 이번 유럽 순방은 서울시장으로 지낸 과거 5년 5개월여를 돌아보고 우선 남은 1년여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서울시의 10년을 그려내는 구상을 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로 시작된 중국과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서울시로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박시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도시 재생사례를 살펴보며 도시재생과 관광의 접목에 대한 깊은 관심도 나타냈다.

이어 런던으로 건너간 박시장은 영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서 헌화를 시작으로 런던시와의 정책교류를 위해 발로 뛰었다.

[사진설명=박원순 시장이 런던에서 영국군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서 대한민국 자유를 위해 희생하신 영국군들을 위해 헌화 한뒤 영국군한국전쟁 참전비 건립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아울러 공원 광장을 살펴보고 서울 공원과 광장에 벤치마킹 할 부분이 있는가를 검토하기도 했다. 또 런던의 교통요금(버스 한화 기준 한번 승차시 2000원 수준 하루종일권 6000원 수준ㆍ환승시스템 없음ㆍ서울은 현금기준 1300원)과 시티투어 버스요금(1일권 4만5000원 수준ㆍ서울 1만2000원) 등을 일일이 살펴보며 서울의 교통환승시스템이 중산층을 위한 복지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유럽 3개도시 순방은 서울시장이 3선 도전 여부를 가늠하고 또 3선에 성공한다면 서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시금석이 될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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