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골프외교, 아베는 되고 시진핑은 안되는 이유
-트럼프-시진핑 6~7일 정상회담
-트럼프 골프외교, 시진핑에 안 통해
-시진핑 골프에 적대적 “백만장자를 위한 게임”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6~7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양측의 회담 분위기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골프를 즐기며 친목을 다진 반면, 시 주석과는 골프가 생략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일 CNN,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외교(golf diplomacy)’는 시진핑 주석에게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는 트럼프가 선호하는 주말 오락이자 다른 국가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활용했던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주 미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의 골프 라운딩을 예상하는 이들은 없다고 CNN은 전했다. 회담 장소가 아베 총리와 같은 곳으로 정해졌지만, 분위기는 극과 극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이번 회담이 대북정책이나 무역적자 등 묵직한 주제들로 진행되는 만큼 골프를 즐길만한 분위기 조성 자체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아베 총리와 골프 라운딩 모습. [사진=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어려운 회담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선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 관련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단독 해결’ 발언은 중국엔 일종의 선전포고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꿔 중국을 건너뛰고라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시 주석과 회담을 불과 나흘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관리들을 인용해 캐슬린 T. 맥팔런드 NSC 부보좌관이 주도한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강도높은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도 거론된다.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가 검토 중인 대북정책의 옵션은 북한의 국제금융망 차단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로, 중국의 은행과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시각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 주석은 평소 열렬한 축구팬으로 알려졌지만 골프엔 적대적이다. 그는 중국에서 ‘골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5년전 권력을 잡은 후 중국 전역의 골프 코스를 폐쇄하고, 2015년엔 공무원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금지된 게임, 골프와 차이나 드림’의 저자는 “골프는 시진핑이 반대하고 있는 부패의 상징”이라며 “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 게임을 수용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골프를 “백만장자를 위한 게임”이라고 비난해왔다. 중국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했을 때 골프가 재등장했지만, 중국은 골프에 스포츠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2004년엔 전국적으로 새로운 골프 코스 사업이 금지됐다. 이는 물과 경작지가 극심하게 부족한 국가의 천연자원 보존을 위한 것이었다.

더구나 역사적으로 중국의 최대 라이벌 국가인 일본 총리가 트럼프와 골프를 친 뒤라 중국이 같은 그림을 꺼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마찰, 북한 문제 같은 무거운 주제를 논의할 예정인데다 시 주석이 골프에 관심이 없는 만큼 다른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며 닉슨 전 대통령의 ‘핑퐁 외교’ 처럼 탁구채를 다시 잡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마라라고 리조트라는 장소가 “보다 편안한 회담 분위기를 의도한다”고 설명하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은 백악관에서만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트럼프의 골프 외교가 다른 스포츠를 매개로 변화할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트럼프가 외교적 소통을 하려면 시진핑이 좋아하는 무술과 축구 등을 조찬 전에 가볍게 즐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유독 골프에 열을 올려왔다. 심지어 지난달 그가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한 시기에 골프를 친 사실이 발각돼 논란이 됐을 정도다. 또 트럼프는 대선 전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며 휴가를 보냈다고 맹비난했지만, 정작 자신이 백악관에 입성한 후 매주 골프를 치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골프 애호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은 만남 전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두 정상이 북핵 문제와 관련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 무역 불균형과 환율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양국 간 갈등 현안을 어떻게 조율할지도 주목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