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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내쳤던’ 반기문 두달만에 러브콜…왜?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국민의당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가 집권 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모시겠다면서 영입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은 지난 1월 반 전 총장과 연대를 모색하다 호남 민심에 혼쭐나면서 돌아선 바 있다.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안 전 대표는 최근 보수ㆍ충청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다시 반 전 총장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유력 대선후보인 안 전 대표는 30일 오후 MBC 100분 토론에서 “제가 집권한다면 반 전 총장을 모시겠다”면서 “외교특사로 당장 가까운 시일 내 미국, 중국, 일본 정부와 소통하면서 협상의 틀을 만들고 국가간 관계가 정상화되도록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말씀드린 바는 없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아마 흔쾌히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거들었다. 박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외교, 경제, 대북 현안이 가장 큰 문제인데 국제적 명성이 있는 자산을 잘 모셔서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박 대표는 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당은 두달 전만 해도 호남 민심의 반감 때문에 반 전 총장과의 연대를 걷어찼다. 박 대표는 지난 1월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어제까지의 여러 발언과 행보로 볼 때 함께 할 수 없고 총리 운운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같은 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 때문”이라면서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을 비토했던 국민의당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이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안 전 대표는 4차 순회 경선까지 66%의 득표율로 사실상 당 대선후보를 확정했다. 안 전 대표는 당내 경선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여론조사 지지율이 단숨에 20%까지 치솟았다. 안 전 대표의 ‘자강론’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 전 총장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 것은 자강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충청권에 구심점이 없다. 한때 충청 출신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연대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무산됐다. 충청 민심은 반 전 총장이 불출마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반기문 끌어안기’를 통해 충청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게 안 전 대표의 구상이다. 최근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국민포럼’은 조만간 안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을 고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흩어진 보수 민심도 흡수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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